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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제재…브이아이운용 등 4곳에 과태료 운용사 5곳 혐의 입증 "일부는 추후 징계 예정"

황원지 기자공개 2024-06-13 08:15:2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사태와 관련, 자산운용사에 처음으로 제재조치가 내려졌다. 브이아이자산운용, 제이비자산운용 등 4개 운용사에 과태료가 부과됐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등에 대한 제재는 미뤄졌다. 판매사로부터 운용지시를 받았다는 일명 ‘OEM 펀드’ 혐의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을 포함한 5개 운용사에 대해 입증됐다. 하지만 판매사인 은행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더 강력한 기관제재가 과태료와 함께 엮여있어 추후 수위가 확정될 예정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브이아이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제이비자산운용, 요위스운용에 각각 2억4200만원, 2억원, 1억원,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해당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감봉 및 주의조치도 함께 내렸다. 16일 금융위원회 결의 후 21일 각 운용사에 검사서를 발송했다.

금융감독원은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판매사로부터 명령, 지시, 요청 등을 받아 운용하는 행위를 하면 안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사인 은행으로부터 펀드의 설정 및 운용에 관해 요청을 받아 운용한 바 있다”고 4개 운용사에 대한 제재 이유를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은 2019년 상반기 다수 운용사에 이탈리아 헬스케어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설정 당시에는 1년 안에 상환이 예상됐지만, 상환의무를 지고 있는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 환매가 지연됐다.

이번 조치는 당시 사태와 관련된 운용사들에 처음으로 내려진 제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책임이 있는 은행 직원에 대한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관련 운용사에 대한 제재조치 준비도 시작했다”며 “OEM 혐의가 입증된 5개의 운용사 중 4개에 대해 선제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판매사의 요청으로 펀드를 만든 운용사는 총 7곳이다. 하지만 이중 브이아이운용, 현대자산운용, 제이비자산운용, 요위스자산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까지 총 5곳만이 운용지시를 받은 OEM 혐의가 입증됐다. 당시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던 DB자산운용은 관련 펀드를 만든 것은 맞지만 운용 지시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나면서 제재를 피했다.

판매사와 포트코리아 자산운용에 대한 제재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앞선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과태료는 사건 발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부과할 수가 없어 과태료 부과 대상인 회사만 먼저 분리처리했다”며 “해당 은행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수준의 제재가 엮여 있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2020년 당시 문제가 됐던 쟁점은 불완전판매와 OEM 펀드 두 가지다. 판매사는 해당 펀드들의 편입자산 만기가 2년 이상이었지만 고객들에게는 원리금 상환이 1년 안에 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조기상환이 가능한 구조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환매가 지연됐고 불완전 판매 논란이 발생했다.

판매사가 직접 운용지시를 내렸다는 OEM 펀드 논란도 함께 일었다.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의 설계 및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이에 대한 판매는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가 해야 한다. 판매사가 고객의 이익이 아닌 본인들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운용지시를 받는 OEM 펀드는 판매사 입맛대로 만들어져 불완전 판매를 부추길 수 있다.

한편 아직 운용중인 펀드들은 수익률을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다. 2020년 판매사는 불완전 판매에 대해 책임을 지고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발표했다. 첫 번째 안은 손해를 본 만큼 배상금을 지급하고 펀드를 은행이 인수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거의 절반 가까운 손해를 본 만큼 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지급하고 펀드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펀드 청산 후 최종적인 수익률로 정산을 진행한다.

이중 두 번째 방안을 택한 펀드는 아직 운용중이다. 수익률도 2020년 대비 상당부분 회복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의 ‘브이아이유럽헬스케어1호’는 처음 141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2021년 12월 해당 은행과 협상으로 기준가액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순자산이 87억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꾸준히 이자를 수취하면서 현재 순자산액은 111억원까지 회복했다. 다만 아직 설정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21%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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