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클럽원, 당근마켓 꽂혔다…상품위 재도전까지 [Product Tracker]첫번째 상품화, 본사서 승인 반려…비상장사 침체기에도 VVIP 인기몰이 예상
황원지 기자공개 2025-04-11 16:59:22
[편집자주]
금융사 리테일 비즈니스의 본질은 상품(Product) 판매다. 초고액자산가(VVIP)부터 평범한 개인, 기관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선택을 이끄는 핵심은 결국 차별화된 상품이다. 다만 한 번 팔린 상품의 사후 관리는 느슨해지기 마련이고 기초자산의 변동 양상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국내 리테일 창구의 '핫'한 상품을 조명하고 그 뒤를 잇는 행보를 쫓아가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이 초고액자산가(VVIP)를 상대로 당근마켓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가 보유한 구주가 시장에 풀리면서 클럽원 소속 프라이빗뱅커(PB)가 발빠르게 투자 기회를 확보했다. 다만 지난달 본사 상품심의위원회에서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상품 규모를 키워 다시 한번 승인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의 복합 점포인 클럽원(Club1)의 삼성동 WM센터는 당근마켓 구주에 투자하는 상품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100억원 규모로 상품심의위원회에 품의를 올려 심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물량은 카카오벤처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다. 카카오벤처스는 2016년 당근마켓에 처음 투자를 시작해 몇 차례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했다. 2023년 부분 회수해 150배 넘는 멀티플을 달성했고, 올해 추가로 수익을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벤처스의 투자조합 중 올해 청산 예정인 펀드는 ‘카카오 청년창업펀드’, ‘카카오 디지털콘텐츠 펀드’,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까지 총 3개다.
상품심의위원회에 올린 건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지난달 50억원 규모로 투자신탁 상품을 올렸으나 승인이 나지 않았다. 당근마켓이 아직 매출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플랫폼 기업 중 하나라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 금리인하기 클럽원에서 팔았던 주요 플랫폼 기업의 비상장 지분 가치가 현재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클럽원에서 들어가는 밸류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구주 거래 가격을 고려하면 눈길을 끌 만한 밸류다. 가장 최근 투자를 진행한 건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다. 2018년부터 세 차례 당근마켓에 투자를 진행한 SBVA는 최근 2조7000억원대로 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원은 SBVA가 아닌 다른 벤처캐피탈(VC)과 협업을 통해 딜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사에서는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VVIP 고객의 반응은 완판이 감지될 정도로 우호적이다. 2021년 8월 시리즈D에서 인정받은 3조원대 밸류보다 낮은 데다, 구주 투자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한 국내 플랫폼 기업 중에서는 플랫폼으로서 확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WM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상장 투자가 몇년 전과 비교해 인기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100억원은 규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근마켓이 지난달 말 공개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지난해 영업수익 1892억원, 영업비용 1867억원으로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영업외수익과 비용을 더한 당기순이익은 84억원이었다. 2023년까지만 해도 영업손실 91억원, 당기순손실 56억원을 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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