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저축은행 M&A 대신 '내실 다지기' 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000억 유상증자…비은행 계열사 살리기 안간힘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05 08:18:1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1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저축은행 계열사 신규 인수에서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으나 철회했고 이번에 우리금융저축은행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고 있지만 단기간에 저축은행을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계열사에 힘을 싣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우리금융 계열사 유증은 올들어 두 번째다. 지난달 우리금융에프앤아이도 1000억원 규모로 유증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 우리종합금융 유증을 포함하면 지주가 최근 반년새 비은행 계열사 3곳에 실탄을 쏜 셈이다. 미미한 비은행 계열사 존재감을 키우고 포트폴리오 균형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M&A 가능성 열어뒀지만…새 식구 들이기 '신중모드'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유증은 지주 차원의 논의가 필수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금융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유증에 따른 부담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대한 지주 재무라인의 고민이 유증으로 이어졌다.
당초 우리금융은 저축은행 계열사 인수를 타진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3분기 경영실적 발표 IR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검토 사실을 공개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철회를 결정했다. 실사 후 우리금융 M&A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매물이라고 판단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철회에도 불구 우리금융은 모든 M&A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마무리했지만 증권사 추가 인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축은행도 적합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 검토를 재개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유증으로 단기간 내에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졌다. 시장 대부분의 매물을 주시하고 있는 지주 전략부문이 저축은행 M&A를 염두에 두고 있으면 우리금융저축은행에 자금력을 분산하는 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인수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되 당장은 내실 다지기를 우선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을 의식해 저축은행 M&A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저축은행 M&A는 부동산 PF를 비롯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를 수반하는 만큼 자본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새로운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추가하는 것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 자금을 투입하는 게 자본비율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저축은행 '지난해 적자·올해 순익 비중 0.1%' 반전 시급
우리금융은 저축은행업계 불황과 맞물려 녹록지 않은 경영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금융 계열사 실적을 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손실 49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종합금융(53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전환을 예고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룹 순이익 8245억원 중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경영 현황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충청권에 국한되는 영업 기반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낮은 체급 탓에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맞아 차별화된 성과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금융이 저축은행 추가 M&A를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유증이 우리금융저축은행 실적 개선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재무라인은 효율을 극대화하는 자본 배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유증을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을 입증하면 추가 유증이나 계열사 M&A로 몸집을 불리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1000억원을 활용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게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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