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비즈니스 확대하는 IB들, 새로운 먹거리 '영구 메자닌'주관 수수료 물론 운용 수익도 기대…하반기 목표 영업 '박차'
윤진현 기자공개 2024-06-24 07:32: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의 흐름을 쫓는 IB들이 최근 영구 메자닌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부터 중소기업들의 조달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최근 발행사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IB들의 커버리지 먹거리 확장 수단으로 여겨지는 모습이다.IB들은 영구 메자닌이 활용도가 큰 상품이라고 보고 있다. 주관 수수료는 기본이고, 인수 물량을 직접 운용하거나 셀다운할 수 있는 구조다. 즉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단 분석이다.
그중에도 영구 교환사채(EB)가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다. 자기주식 혹은 자회사 주식 등 교환 대상만 있다면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어서다. IB들은 하반기를 목표로 영구 메자닌 발행 전략을 선제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주력 조달 수단, 영구 CB…자본 인정 최대 '장점'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28일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준비 중이다. 표면상 만기는 30년이지만 발행일로부터 1년 내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붙였다. 이때 만기를 아시아나항공이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발행액은 1750억원이며, 표면이자율은 5.1%다. 다만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나도 상환하지 못하면 표면이자율에 3.0%p를 가산하는 스텝업 조항이 붙었다. 더불어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직전 이자율에 0.5%p씩을 추가로 가산하는 형태다.
인수자는 대한항공이다. 즉 사모 형태로 영구 CB를 발행해 차환에 나선 셈이다. 앞서 2022년 6월 아시아나항공은 유진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1750억원 규모로 영구 CB를 발행했다. 이 CB의 스텝업 조항으로 인해 금리가 상향될 것으로 전망되자 상환에 나선 바 있다.
영구 CB는 만기가 30년에 달해 자본성 증권으로 여겨진다. 즉 부채임에도 자본으로 인정을 받아 하이브리드 채권으로도 불린다. 이는 자본적정성 제고가 고민인 기업들에겐 최대의 장점으로 여겨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에도 영구 CB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불과 반년 만에 다시금 시장에 등장했다. 중소기업의 최적 조달 수단으로 여겨지던 영구 메자닌의 활용도가 확장되는 모습이다.

IB들은 영구 메자닌의 주관 수수료율이 높다기 보다는 활용도가 큰 상품이라고 짚었다. 즉 주관 수수료에 더불어 인수 물량을 직접 운용하거나 셀다운할 수 있는 구조인데 이때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단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영구 EB가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담보를 내놓는 대신 저금리로 대규모 조달이 가능해서다. 교환 대상 주식이 있어야 한단 점이 CB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대기업들에 영구 EB를 권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지난해 SK에코플랜트도 3236억원 규모로 영구EB를 찍은 바 있다. 자회사인 대원그린에너지의 주식을 담보로 0%의 표면이자율로 EB를 발행했다.
게다가 자회사 혹은 자사주 매각으로 인해 시장에 유통 주식 물량이 늘어나는 건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저렴하게 조달이 가능한 영구 메자닌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때 투자자들의 선호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란 게 IB들의 공통 의견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식형 채권이기 때문에 원리금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만 주가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투자자들도 실적 성장이 점쳐지는 기업을 찾아다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IB들이 이렇듯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배경으론 하반기 변동성 확대가 꼽힌다. 올해 연초부터 채권 발행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발행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게다가 하반기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변동성 등 시장 변동성이 다소 크다고 여겨진다. 변동성 국면 속 먹거리 확대에 힘을 실어야 한단 의견이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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