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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뉴챕터]정책사업에 연 30조 투입, 유동성 확보 방안 다변화③3기 신도시 본격화 후 순차입금 오름세, 해외 조달시장 적극 활용

전기룡 기자공개 2024-07-12 08:22:35

[편집자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다.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미흡(D) 등급까지 떨어진 뒤 3년만이다. 한때 LH가 3년 연속 우수(A) 등급을 받았던 만큼 다시 반등을 노리고 있다. LH의 재도약이 본격화 된 지금 공공기관 경영평가부터 재무여력과 실적, 미래 먹거리를 함께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정부의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하고 있다. 매년 할당된 사업비만 30조원을 상회한다. 정부의 영업·재무적 지원이 수반되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순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LH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유동성 관리'가 언급되는 이유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오는 2027년까지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를 통해 11조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도 유동성 관리가 자리한다. 정책사업이 지연되는 걸 막고자 기존 기업어음(CP) 위주였던 조달 구조를 헤알화 표시채권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5년 할당 사업비 약 162조, 현금성자산 31.1% 감소

LH의 설립 목적은 '국민 주거생활의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이다. 설립 목적에 의거해 영위하는 사업도 크게 '공공택지'와 도시정비', '산업경제', '주거복지', '기타'로 분류된다. 토지를 취득·조성하는 단계부터 공동주택 건설과 매입·전세 임대, 주거복지 사업까지 전 사이클을 아우르고 있다.

광범위한 사업 영역으로 인해 투입되는 금액도 상당하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LH에 할당된 사업비는 약 162조원이다. 연평균 32조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사업구분별로 따졌을 때는 공공택지(약 78조원)가, 항목별로 분류했을 때는 용지비(50조원)가 가장 많았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사업이 누증되고 있다는 점이다. 3기 신도시 사업이 본격적으로 LH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조 단위인 '용산공원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불거지자 LH의 재원을 활용해 부실 사업장을 매입하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누증된 정책사업은 LH가 유동성 관리에 매진해야 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사업이 진척될수록 순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LH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81조9539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3기 신도시의 지구계획을 승인한 2021년(65조9928억원)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이 9조2583억원에서 6조3823억원으로 31.1% 줄어들었다는 게 현 부담을 방증한다. 유동비율도 지난해 말 연결기준 158.6% 수준에 그쳤다. 유동비율은 200%를 상회해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분당오리사옥' 등 비핵심자산 매각, 5년간 11조 추가 확보

사정이 이렇다 보니 LH도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11조원가량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공언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비핵심자산 매각(7481억원) △사업 조정(10조564억원) △경영 효율화(3459억원) 등으로 구분해 계획을 세웠다.

대표적인 비핵심자산으로는 '분당오리사옥'을 꼽을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연면적 7만2011㎡, 2개동, 지하 2층~지상 최고 8층 규모의 자산이다. 토지(4984억원)와 건물(818억원)을 합쳐 5801억원의 예정가격을 책정했으나 거듭 유찰됐다. 현재는 2026년 내 처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조정은 매입 임대주택의 공급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 적용된다. 장기임대비율이 확대되고 임대부문 손실 규모가 늘어나자 재정지원 단가의 현실화에 앞서 조정 절차에 착수한 셈이다. 경영효율화에는 인건·경상경비(332억원)와 원가(2000억원), 금융비용(1127억원)을 절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달 방안을 다변화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택했다. LH는 주로 CP와 토지주택채권으로 대표되는 특수채(PFB)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2068년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도시기금(45조3998억원)이 총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CP나 PFB를 통해 장·단기 유동성에 대응했던 셈이다.

올해는 하반기까지 PF 부실 사업장 매입(2조원)을 고려해 약 11조원 규모로 채권 발행 한도액을 설정했다. 나아가 지난 4월 2억달러(약 2700억원) 규모로 발행한 2년 만기의 브라질헤알화 표시채권과 같이 해외 조달시장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해외채권 한도액은 5억5000만달러(약 7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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