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성태 행장 체제 2년차를 맞은 IBK기업은행에는 정기인사 시즌마다 따라붙는 특정 수식어가 생겼다. 바로 '초고속 승진'이다. 보임 후 일정 근속연수를 채우는 등 통상적인 관례에 얽매이지 않는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승진하는 '파격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김 행장은 연초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박일규 인사부장을 디지털그룹장(부행장)에 앉혔다. 본부장급인 인사부장으로 승진한 지 1년만의 일이다. 인사부장 재직 시절 인사 혁신 과제를 발굴해 '격지 스코어' 도입과 인사정보 공개 확대 등 HR부문에서 변화를 이끈 점을 고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초고속 승진 케이스는 하반기 단행된 정기인사에서도 등장했다. 백상현 신임 카드·연금사업그룹장(부행장) 역시 전문성과 성과를 인정받아 경기남부지역본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집행간부에 올랐다. 초고속 승진은 정부부처의 관리를 받는 공공기관 혹은 다른 국책은행에선 보기드문 경우다.
무엇보다 파격 인사가 직책 풀이 넓은 직급이 아닌 조직 내 최고위직 부행장단에서 발생했다는 건 의미가 더욱 크다. 승진을 위한 구성원 간의 건설적인 경쟁은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고 성장 원동력이 된다. 김 행장이 당초 목표로 삼은 '활기 넘치는 조직'에도 부합한다.
물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진다는 전제조건이 성립해야 한다. 초고속 승진 등 파격적인 인사에 대한 명확·공정한 기준은 필수다. 김 행장이 취임 직후 '신 인사혁신 태스크포스'를 통해 임직원 의견을 반영한 인사제도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집행간부, 본부장급 후보심사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조처로 보인다.
이런 후보심사위원회를 거쳐 초고속 승진을 결정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 행장이 세운 인사 제1원칙은 '적재적소'다. 그만큼 적합한 인물로 평가됐다는 뜻이다. 지난 성과를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을 했다는 과거지향적인 의미보다는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한 미래지향적 파격 인사인 셈이다.
예로부터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인재를 선별해 기용하는지가 모든 일을 좌우하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은행 조직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김 행장의 인사 파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초고속 승진자와 인사권자, 기업은행의 향후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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