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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인 맞는 유니온제약 변곡점]확장전략에 '상환·이자부담', 새인물 석봉호 부회장 역할론④잇단 메자닌 발행, 300억 이상 상환 도래…증권맨 출신 인물 기용

김형석 기자공개 2024-07-29 09:26:51

[편집자주]

한국유니온제약은 소규모 제약사지만 적극적인 의약품 확장 정책으로 이목을 끌어온 곳이다. IMF를 겪으며 위기의 상황에서 구원투수가 됐던 인물은 매출 20억원 회사를 600억원대로 성장시켰다. 2018년엔 코스닥에 상장하며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제약환경에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고 매출 성장 정체에 적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또 한번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하며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곡점에 선 한국유니온제약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인이 바뀌는 한국유니온제약에 있어 성장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것 외에도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있다. 수년간 지속된 영업적자로 인해 빈 곳간을 어떻게 채울 지가 관전 포인트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300억원이 넘는다.

새로운 최대주주인 NBH캐피탈을 중심으로 추가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해야 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신한금융투자 출신 인물이 '부회장' 직급으로 부임했다는 데 주목된다.

◇보유현금 70억 불과, 300억 이상 추가 조달 필요

한국유니온제약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월 말 기준 단 44억원이다. 5월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것을 감안해도 현재 최대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은 7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백병하 대표 등이 지분 양도계약을 통해 엑시트를 하게 되지만 새로운 최대주주인 NBH캐피탈을 통해 한국유니온제약이 확보하는 자금은 없다. 지난 5월 발행한 CB를 통해 NBH캐피탈이 단 5억원을 투자했다는 점 정도가 눈에 띈다.


넉넉하지 않은 현금성 자산과 비교해 한국유니온제약이 보유한 부채 부담은 크다. 3월 말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모두 340억원이다.

한해 판관비가 2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최소 36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보유한 유형자산 341억원을 모두 매각해야만 충당할 수 있는 액수다.

부채비율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1.11%다.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0년 40.15%였던 것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불어났다.

◇CB 상환 위해 BW 발행, 두배이상 커진 이자 부담

한국유니온제약의 재무 리스크가 불거진 건 메자닌 등을 통한 적극적인 조달 전략 때문이었다. 문막 2공장 신설,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확보 등에 필요한 자금이었다. 조달 방법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이 활용됐다.

하지만 문막2공장의 가동률이 기대만큼 올라가지 않았고 신약개발도 지연됐다. 결국 발행한 메자닌 상환을 위해 추가로 메자닌을 발행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지난해 3월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BW 역시 과거 발행한 CB 상환이 목적이었다. 2021년 발행한 300억원 규모 CB을 조기 상환한다는 목적이었다. BW를 통해 200억원, 나머지는 금융기관차입을 활용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금융기관 차입 금리가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2021년 발행한 CB의 표면이자는 0%, 만기이자는 2%였다. 만기가 5년인 점을 감안하면 이자 부담액은 3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작년 3월 발행한 BW는 표면이자 2%, 만기이자는 5%다. 만기는 3년으로 BW 이자부담만 30억원이다. 이밖에 타 금융기관 추가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까지 합하면 이자 부담은 과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재무제표에 반영된 금융비용에서도 나타난다. 2020년 6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매년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금융비용은 41억원으로 3년 새 6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가 40억원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금융비용 증가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신금투 상해소장 출신 석봉호 부회장 투입, 8월 임시주총 예정

이런 상황에서 NBH캐피탈이 새로운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재무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린다. 현재로선 사업이 안착되고 현금이 창출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안정적 경영을 위해선 추가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NBH캐피탈은 최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식적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서기 전부터 한국유니온제약에 금융 전문가를 투입했다. 증권맨 출신인 석봉호 부회장으로 6월경부터 출근했다고 전해진다.

석 부회장은 신한금융투자 중국법인장 등으로 근무하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재무와 투자 유치 등을 위해 파견된 NBH캐피탈 측 인물로 파악된다. 과거 행적은 크게 알려진 건 없지만 신한금융투자 상해사무소장을 역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석 부회장은 한국유니온제약 내부 사정을 구석구석 파악 중인 상황이다. 4월 취임한 양태현 대표와 함께 각자 혹은 공동 대표이사 체계를 마련할 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다. 새 이사진을 꾸릴 임시주총은 오는 8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NBH캐피탈은 다음달 임시주총 이후에 공식적으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기에 증권맨 출신을 파견한 건 그만큼 재무 및 투자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다"고 말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석봉호 부회장이 입사한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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