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상장 후 첫 조달 나선 제노코, 발행사 우위구조 '눈길'리픽싱 조건 없이 200억 발행, 제로금리 설정
김지원 기자공개 2024-08-13 08:55:1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우주 통신 전문기업 제노코가 상장 이후 첫 CB 발행에 나섰다. 전환가액 조정 조항을 없애고 제로금리를 설정하는 등 발행사 우위 조건을 제시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CAPEX 투자에 활용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노코는 이달 13일 사모 전환사채 200억원을 발행한다. 사채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5년 뒤인 2029년 8월 13일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을 모두 0%로 설정한 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 이노베이티브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2호와 삼성-라이노스 메자닌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가 각각 180억원, 20억원을 투자했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118만9414주로, 주식총수 대비 13.7%에 해당한다. 전환청구기간은 2025년 8월 13일부터 2029년 7월 13일까지다.
제노코는 전환가액에 할증을 적용해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이지만, 2개 투자조합은 향후 제노코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이번 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노코의 가중산술평균주가에 15% 할증이 적용된 전환가액은 1만6815원이다.
조기상환청구권 개시 시기를 발행일로부터 30개월 이후로 설정한 점도 눈에 띈다. 통상 풋옵션 개시 시기는 발행일로부터 24개월 이후로 설정되지만 투자 수요가 크고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시기가 늦춰지기도 한다. 풋옵션 이자율도 0%로 정해졌다.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도 없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주가가 하락 경우 CB 최초 전환가액 70% 이상의 범위 내에서 주가에 연동해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 리픽싱 조항이 있을 경우, 주가 하락 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이번 CB는 제노코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CB다. 확보한 자금 대부분은 시설자금으로 활용한다. △위성 제조와 테스트설비 구축(40억원) △위성/방산 MRO 설비 구축(60억원) △민수 항공 시설 장비 구축(80억원) 등이다. 나머지 20억원은 해외시장 진출과 홍보, 연구 개발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제노코는 위성통신부품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2021년 3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의 핵심부품인 비접촉식광전케이블이 주력 상품이다. 위성통신, EGSE/시험정비장비, 항공전자, 방위산업 핵심부품 개발 사업 등 크게 4개 사업 부문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1억원, 12억원을 기록했다. 위성통신 수주 확대와 항공전자분야 개발·양산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나 민수분야 지상국 사업 연구개발비가 증가하고 장기재고자산의 평가손실에 따라 매출원가가 높아진 탓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제노코는 방위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항공우주 분야 비중을 확대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LAH ICS 양산(56억원) △전기,기계장치 개발(156억원) △저궤도 통신시험위성 M/W탑재체(안테나) 제작 RF 송수신조립체 개발(49억원)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PBL 사업(113억원) 등 대규모 계약을 따내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제노코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좋을 때 선제적으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첫 CB 발행을 결정했다"며 "최근 우주·방산 시장 상황이 좋은 편이고 제노코의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내부 심의 과정에서 회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투자를 결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표준특허 매각 '1분기 150억 수익'
- 플러스운용, 인도네시아 IDC 200억 투자
- 구도운용, ‘목표달성형’ 출시 4개월만 조기 청산
- 아너스운용, 공동주거 사업 시동…코브와 맞손
- [유동성 풍향계]KG스틸의 불황 돌파 비책...'현금이 답이다'
- [Earning & Consensus]LG엔솔, AMPC에도 적자…예고된 '수익성 저하'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조직 확대 멈춘 KB국민카드, 김재관 체제서 슬림화 전환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한투저축, 지점·부서 통폐합 단행…조직 효율화 '방점'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신한카드 '슬림화' 진행 중…사장 배출한 그룹 덩치 커졌다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이환주호 KB국민은행, 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과 영업에 방점
김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술특례 새내기주 진단]KAI 품에 안긴 제노코, 유예기간 만료 '변수'
- [KCC 비상경영 카드]재무개선 열쇠, 결국 '모멘티브'가 쥐고 있다
- [KCC 비상경영 카드]모멘티브 인수비용 '만만찮네'...과제 '재무건전성 강화'
- [KCC 비상경영 카드]정몽진 회장, 비상경영 선포…67년만에 CFO직 신설
- [코스닥 주총 돋보기]브리지텍, '안심번호 통화서비스' 진출 준비
- [thebell interview]아이엠지티 "해외 임상 돌입·국내 기술성 평가 도전"
- 금양인터내셔날, ‘이스까이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
- 이현준 쌍용C&E 사장 '초긴축 비상경영' 선포
- [i-point]대동, AI 재배기 삼성전자 부스 전시
- '준비된' 대동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