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은행(IB), 그 중에서도 대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분야를 취재하다보면 증권사별 이미지를 이야기할 때가 많다. 내부인이나 외부인이나 생각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KB증권은 '무조건' DCM 주관 1위를 해야하는 증권사, NH투자증권은 지배구조 개편 같은 어드바이저리 딜에 관심 많은 증권사라는 식이다.꼭 DCM 주관 실적 상위권이 아니더라도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증권사도 있다. 바로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리그테이블 순위는 신경 쓰지 않지만 '특이한' 딜을 찾는 증권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기업이 어려울 때 찾아가 증권사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를 짠다. 다른 증권사에선 리스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말이 항상 덧붙는다.
자기자본 1위 증권사 미래에셋증권은 어떨까. 기업공개(IPO)에선 절대적 강자지만 커버리지에선 사정이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의 커버리지 비즈니스 특징을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인상비평이 그리 중요하냐는 물음이 나올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듯하다. 결국 대기업 재무 조직에서 미래에셋증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딜 수임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더벨 리그테이블 DCM 주관순위에서도 중위권 하우스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2010년대 중반까지 KB증권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던 것을 떠올리면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커버리지 핵심 인력도 유출되고 있다. 지난 5월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앞두고 박현주 기업금융1본부장이 떠났다. 추가로 대기업 커버리지를 맡던 팀장·부장급 인력도 함께 우리투자증권으로 이직했다.
나간 사람이 있으면 빈자리를 채우는 사람도 있다. 박 전 본부장 자리에 곽태환 이사가 기업금융1본부장으로 새롭게 부임했다. 기업금융2본부장도 지난해 10월부터 이홍석 이사가 맡고 있다. 1·2본부 모두 새 수장을 맞이한 셈이다.
이제 커버리지 조직에 미래에셋증권만의 색채를 입힐 때다. 낮아진 리그테이블 순위를 끌어올리거나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딜을 발굴하거나 선택지는 다양하다. 미래에셋증권 커버리지 이미지를 물었을 때 큰 고민 없이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증권사가 되면 좋겠다. 차별점이 없으면 존재감은 더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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