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공익법인 점검]롯데재단, '계열사 주식 활용' 배당수익 원동력②롯데지주·롯데칠성음료 등 대거 보유, 계열사 기부금 수익은 無
변세영 기자공개 2024-09-03 07:43:05
[편집자주]
기업이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기부금이나 물품 기부 등 직접적인 활동 외에도 공익재단을 만들어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안팎에 기여하기도 한다. 특히 ESG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기업 오너일가가 직접 손을 걷어붙이며 공익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기도 하다. 더벨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어떤 비영리법인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고 수익 구조와 공익 활동 내역 등을 다각도로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에서 비영리사업을 전개하는 공익법인은 크게 3개다. 각각 △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이다. 3곳 모두 롯데그룹 신격호 창업주(명예회장)가 생전에 주식과 현금 등 사재를 출자해 만든 재단이다.롯데그룹 공익법인의 특징 중 하나는 계열사 보유 주식량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에 계열사로부터 기부금 헌납보다는 배당금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공익적 활동을 전개하는 기조가 뚜렷하다.
◇지주사 전환 등 거치면서 계열사 보유지분 상당, 기타사업이 핵심
공익법인이 공익적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다만 이들은 영리법인이 아닌 만큼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한계가 많다. 크게 2가지 방법이 있다.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이다. 공익목적사업은 기업으로부터 출연받은 기부금을 비롯해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등이 포함된다. 통상 그룹사에 소속된 공익법인이라면 계열사로부터 기부를 받아 운영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기타사업은 수익사업이다. 계열사로부터 배당이나 예금 운용과 같은 금융수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과거 대비 공익법인에서 기타사업이 차지하는 중요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기부금만으로는 재단의 공익적 목적 달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케이스가 롯데그룹 공익재단이다. 특히 롯데재단 3사는 배당금 수익이 쏠쏠하다. 3개 공익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롯데장학재단은 지난해 기타사업으로 얻은 수익금액이 총 18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은 61억원, 배당금 수익은 무려 126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각각 45%, 1.6% 늘어난 수치다.
2023년 말 기준 롯데장학재단의 총자산가액은 4740억원 규모다. 총자산가액에서 특수관계에 있는 계열사의 주식 및 출자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34.16%에 달했다. 총자산의 3분의 1 이상이 계열사 지분으로 구성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BNK금융지주 1.77%, SGC에너지 0.12%를 각각 보유했다. 롯데 계열사는 대홍기획(4.99%), 롯데역사(5.33%),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5.26%), 롯데지주 보통주(3.24%), 롯데칠성음료 보통주(5.41%), 롯데캐피탈(0.48%) 등이다.
지난해 롯데장학재단이 이들 법인으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총 126억원에 달했다. BNK금융지주로부터 41억원, 롯데제과 11억원, 롯데칠성음료(우선주 포함) 17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BNK금융지주 주식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부산은행 시절부터 보유하던 것이 작고 후 계열사가 나눠 갖는 구조로 바뀌었다.
◇계열사 배당 등으로 재원 마련, 기부금 수익은 미미
지주사를 통해 올린 수입도 상당했다. 롯데지주(우선주 포함)로부터 무려 51억원 배당금을 수취했다. 배당수익 비중이 가장 컸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지주 보통주 3.24%, 우선주 6.27%를 각각 보유한다. 보통주만 떼놓고 보면 신동빈(13%) 회장, 호텔롯데(11.1%), 롯데알미늄(5.1%)에 뒤이어 가장 보유수량이 많다.
다만 의결권은 없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의 경우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임원의 선·해임이나 합병 등 특수 경우에만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15% 한도 내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롯데삼동복지재단은 롯데쇼핑과 롯데지주로부터 각각 1억4000만원, 8000만원을 배당금으로 수취했다. 롯데복지재단은 지난해 사업수입이 전액 이자수익이었다. 같은 기간 사업수행비용이 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수익으로 복지사업 비용을 전부 충당한 것이다.
눈에 띄는 건 배당 외에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의 직접적인 원조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롯데그룹 3곳의 공익법인이 계열사로부터 출자받거나 기부금을 출연받는 등 케이스는 단 한건도 없었다.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직접 기부보다는 배당과 이자수익으로만 재단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3개 재단을 만들었을 때 각각의 역할이 명확했다"면서 "재단의 공익적 활동이 유지되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주식 출연을 통해 배당 등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되게끔 세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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