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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하이브 CEO 이재상, 어도어 이사진 사임…왜뮤직그룹 APAC 체제 레이블 시스템 힘 싣기, 민희진 이슈 '거리두기' 해석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4-09-02 08:23:0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도어 이사진에서 이재상 하이브 CEO(최고경영책임자, 사진)가 빠졌다. 그가 어도어 사내이사진에서 물러난 건 7월 말이다. 하이브를 이끄는 인물인 만큼 어도어 이사회에 참여한다면 레이블 경영권을 과도하게 잡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CEO는 표면상 민희진 이사를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하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은 구도가 됐다. 상법상 대표이사의 해임은 해당 기업의 이사회가 진행하는 게 원칙이라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CEO가 7월 30일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하이브의 수장으로 선임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뒤다. 이 CEO는 7월 24일 하이브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 CEO가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하이브 관계자는 “일신상 이유로 사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CEO는 5월 말 어도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그는 하이브의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산하 레이블의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으려는 조치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이브 CEO가 어도어의 사내이사를 겸직한다면 어도어가 자율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이 CEO가 이끄는 하이브 2.0의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이 CEO는 하이브 2.0의 전략 중 하나로 △하이브 뮤직그룹 APAC(HYBE MUSIC GROUP APAC) 신설을 내세웠다. 뮤직그룹 APAC은 하이브 산하의 일본과 한국 레이블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전까지는 하이브가 직접 레이블을 관리했다면 이제부터 ‘하이브→뮤직그룹 APAC→멀티 레이블’로 의사결정 체계가 이뤄진다. 그리고 뮤직그룹 APAC의 초대 수장을 신영재 빅히트뮤직 대표에게 맡겼다. 그런데 이 CEO가 어도어 이사진으로서 개별 레이블의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면 뮤직그룹 APAC의 체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민 이사와 갈등에 선을 긋는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상법상 대표이사의 선임과 해임은 해당 기업의 이사회가 결정한다. 이에 따라 형식적으로 대표이사의 해임은 해당 기업의 이사진의 판단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이 CEO가 민 이사를 어도어 대표에서 해임하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은 모습이 됐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이 CEO는 민 이사와 관련된 여론에도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이브2.0 경영원칙에 따라 레이블을 운영하고 주주간계약의 유효성은 법정에서 다투되, 민 이사와 관련된 감정적 갈등이나 여론과 무관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어도어 이사회의 정원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 CEO가 사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 어도어 이사회에는 이도경 사내이사와 김학자 사외이사가 합류했다. 종전까지 대표이사 1명과 사내이사 3명으로만 구성됐다면 사외이사 한 명이 더해졌다. 늘어난 이사진이 하이브 측 인사라면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김주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사내이사는 민희진, 이도경, 이경준(하이브 CFO)가 있고 김학자씨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사외이사와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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