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차입금 늘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육각형 평가 '발목'[총평]①255점 만점 중 175점, 참여도·견제기능 4점대로 '우수'
김지효 기자공개 2024-09-13 07:51:3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14: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신은 1977년 설립된 삼성정밀공업이다. 이후 사명을 삼성항공산업, 삼성테크윈으로 바꿔 항공, 방산, 산업용장비 제조업을 영위해왔다. 그러다 2015년 6월 당시 삼성그룹이 한화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한화테크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후 물적분할을 통해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을 자회사로 두면서 이와 동시에 사명을 변경해 현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됐다.한화그룹의 일원이 된 지 10년, 이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추가로 맡으며 그룹 내 입지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의 활발한 참여가 유독 돋보였다. 주가와 연동한 장기성과급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눈에 띄었다. 다만 이사회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평가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아 관련 항목에서 2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방산사업 호조에 경영 성과 관련 지표는 우수했지만 차입금을 늘리며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탓에 육각형 지표는 온전한 꼴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
◇이사회 참여율 '최고점', 주가 연동 장기성과급 제도로 주주가치 극대화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했다. 그 결과 255점 만점에 178점을 획득했다.
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는 참여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점 4.6점을 받았다. 참여도 항목은 대부분 만점을 기록하며 40점 만점에 37점을 획득했다. 이사회와 산하 소위원회의 개최 횟수를 평가하는 지표에서 평가 기준을 충족하여 대부분 만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이사회 참여율도 98% 수준으로 만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과 사전 자료 제공 등도 충실히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견제기능 항목 또한 대체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총점 45점 만점에 40점을 획득했다. 평점은 4.4점으로 채점됐다. 주가 연동 장기성과급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 제도 도입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외부, 주주 추천 없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서만 추천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가 다소 감점됐다.
◇이사회·사외이사 평가 체계 미비, 차입금 확대에 재무건전성 '악화'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15점을 획득하며 평점 2.1점에 그쳤다. 평가 지표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이사회가 자체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 탓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역시 이뤄지지 않아 관련 지표에서 모두 최저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평점 3.2점으로 채점됐다.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이사회 활동 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66.7%로 비교적 높았다. 다만 주주환원정책 부재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의 불투명성이 점수를 깎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독립성과 다양성 등을 평가하는 구성 지표는 45점 만점에 31점을 얻으며 평점 3.4점을 기록했다. 소위원회 5개의 위원장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을 모두 사외이사로 두고 있어 해당 지표에서 만점을 받았다. 1983년생으로 올해 41세인 김동관 대표이사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연령 다양성을 높였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BSM(Board Skills Matrix)을 적용하고 있지 않아 관련 지표는 최저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도 총점 55점 중 36점을 받아 평점 3.3점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방산 산업 호조에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경영성과 관련 지표는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도 KRX300 평균치를 2배 가량 웃돌며 최고점을 받았다. 다만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은 모두 최저점으로 평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입금을 꾸준히 늘려온 탓에 부채비율이 317.21%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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