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PRS로 가까워진 SK온-한국증권, IPO로 이어질까신종자본증권·유상증자 합해 6500억 넘게 책임…커버리지 조직서 공략 '한창'
이정완 기자공개 2024-10-10 07:41:08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에게 기업공개(IPO)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를 잘 아는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주관사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일찌감치 움직이고 있다. 어려울 때 돕는 파트너로 각인되기 위해 조달 전략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가장 앞서나가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올해 6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최근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해 6500억원 넘는 물량을 책임졌다. 존재감을 키우는 하우스도 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신종자본증권 때보다 인수 물량을 늘려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증권, 공동주관 넘어 대표주관 확보 ‘과제’
7일 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 SK온의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오는 15일 완료될 1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연달아 참여해 405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책임진 물량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지난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 한국투자증권이 세운 키스이제이제칠차는 1000억원을 인수했다. 키스이제이제칠차는 당시 SK온 신종자본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사모채 인수 확약과 자금보충 약정을 부담해 신용도를 높였다. 이번 유상증자 때도 제이온포스트라는 SPC가 15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6550억원까지 투자 물량이 늘어난다.
SPC가 기초자산을 토대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시장에서 소화하는 건 아니다. 발행사의 요구에 따라 증권사가 직접 보유하는 경우도 많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유동화 증권을 직접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며 “직접적인 투자 규모가 크게 보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SPC를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SK온은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1조5000억원 규모 자본을 늘린 셈인데 한국투자증권이 홀로 40% 넘게 책임졌다. 한국투자증권과 SK그룹의 끈끈한 관계는 이미 자본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SK그룹 조달 수요가 있을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IPO를 준비 중인 SK온을 적극 공략해 대표주관 지위 확보까지 기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대 들어 이뤄진 SK그룹 계열사 IPO에서 공동주관사로만 여러 딜에 참여했다.
2020년 SK바이오팜 IPO는 물론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IPO 때도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같은 해 SK리츠만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냈다. 2022년 주관사단을 꾸려 상장을 준비 중인 SK에코플랜트 IPO에서도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IPO 주관 조건을 내걸고 조달에 참여하진 않지만 영업 측면에서 주관사 선정에 대한 고민은 당연하다"며 "이를 위해 SK온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KB·신한, 신종자본증권 때보다 물량 키웠다
이런 고민을 하는 건 한국투자증권만이 아니다. 이번에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투자 물량도 돋보인다. KB증권은 뉴스타그린에너지라는 SPC를 통해 2000억원 규모 신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브릴리언트에스를 통해 1300억원을 인수한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서 신한은행과 협업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도 SPC를 앞세워 2700억원 어치 신주를 책임진다. 신한금융그룹에서만 40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6월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보다 투자 물량을 키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KB증권은 50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SPC를 통해 300억원을 인수했다. 다. 자금 급한 SK온 조달 수요에 대응해 향후 IPO 주관사 선정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그도 그럴 것이 SK온이 IPO에 나선다면 조 단위 밸류에이션이 확실하다. 당장 이번 유상증자 때 매겨진 주가만 고려해도 예상 시가총액이 30조원에 육박한다. 지금은 11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과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때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약정을 고려하면 최대 2028년까지 상장을 미룰 수 있다. SK온이 섣불리 IPO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목표 기업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SK온은 대형 IPO가 확실한 만큼 커버리지 조직에서 꾸준히 관리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지금은 이차전지 업황이 부진하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이후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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