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후발에도 해외 승산있다, 대웅제약·제일약품 글로벌 도전기⑤노하우로 글로벌 성과 내는 대웅, 국내 3사 글로벌 경쟁 핵심은 ‘차별화’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07 09:59:15
[편집자주]
3세대 소화성궤양용제 ‘칼륨경쟁적위산분비 억제제(P-CAB)’제제가 개화 5년 만에 빠른 속도로 2세대 양성자펌프억제제(PPI)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세대교체의 주 무대는 국내다. 전 세계 규제기관 승인 P-CAB 제제 5개 중 3개가 국산 신약이다. P-CAB 개발사들은 영업력을 극대화할 파트너사들과 함께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P-CAB시장을 이끄는 3사의 영업 경쟁력을 비롯해 적응증 확대, 해외 진출 등 차별화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국내 P-CAB 시장 규모는 2000억원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1조원이 넘는다. P-CAB 개발사들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국내 1호 개발사 HK이노엔은 개발 초기인 2015년부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기술수출로 글로벌 판로를 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해외 45개국에 진출했다.
후발주자 대웅제약과 제일약품 역시 출시 초기부터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개발 3사의 타깃 국가가 비슷하다는 데 있다. 시장 규모 및 허가 난이도 등 진입장벽 때문이다. 국내 경쟁사 3곳이 해외 시장에서도 같은 무대에 서면서 누가 승기를 잡게 될 지 관심이 몰린다.
◇펙수클루, 출시 2년차 해외 매출 발생…케이캡보다 먼저 100개국 진출 목표
국내 2호, 글로벌 3호 P-CAB 신약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은 국내 출시 3년차에 해외 29개국에 진출했다.
실제 해외 완제품 매출도 내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필리핀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7월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에 판매를 개시했다. 해외 매출액은 출시 2년차인 2023년 3억5900만원으로 시작해 올해 반기 기준 13억1100만원으로 늘었다.
대웅제약은 국내 P-CAB 개발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완제품 매출을 발생시켰다. HK이노엔의 경우 케이캡 출시 4년차인 2022년 처음 중국에서 완제품을 출시했다.
비결은 ‘노하우’다. 대웅제약은 이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간장약 ‘우루사’ 대표 성분 UDCA 등 굵직한 해외 판로 개척 경험이 있다. 대웅제약은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펙수클루 개발 단계서부터 글로벌 품목허가와 기술수출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빠른 속도로 해외 시장을 넓혔다.
똑똑한 전략도 있다. 펙수클루는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제도 등을 활용해 중남미 국가 품목허가에 대한 GMP 실사 면제를 받았다. PIC/S는 GMP 실사 국제 조화를 주도하는 유일한 국제 협의체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약물에 대한 해외 수출 절차를 단축시킬 수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출시 6년차인 2027년 한국 포함 글로벌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2028년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한 케이캡보다 1년 빠르다.
김도영 대웅제약 글로벌 사업본부 센터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중남미, 중동 등 PIC/S 제도 등을 통해 진출할 수 있는 60~70개국에 거의 다 선제적으로 품목허가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후 유럽 30개국을 더해 빠르게 100개국 진출을 완성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공유하는 3개사…차별화 전략 ‘관건’
국내 3호, 글로벌 5호 P-CAB 신약인 제일약품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자큐보 진출 예정 국가 및 지역은 △중국 △인도 △멕시코 등 남미 19개국 △브라질 △동남아 △미국이다. 지금까지 진출한 국가는 중국, 인도, 남미 19개국 등 총 21개국이다.
아직 완제품 매출 발생까지는 멀었지만 업프론트, 마일스톤 등을 통해 해외 매출도 꾸준히 낸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올해 중국, 인도, 남미 기술수출 관련 수익으로 46억9000만원을 벌어들인다. 내년에는 브라질과 동남아시아 기술수출, 2026년 미국 기술수출 계약을 예상하면서 추가 매출을 낸다는 방침이다.
HK이노엔, 대웅제약, 제일약품의 해외 진출 전략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세계 최대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보유한 중국에 우선 진출하고 중남미, 아시아 등 비교적 허가 문턱이 낮은 이머징 마켓을 공략한다.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모두 이 과정을 통해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무대가 같아지니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졌다. 포인트는 연구개발(R&D)에서 가져가야 한다. P-CAB 제제 기전 자체는 유사하니 적응증과 제형에서 차별점을 둘 수밖에 없다. 3사 모두 현재 글로벌 무대서 다양한 임상을 통해 차별화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차별화 경쟁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중국이다. HK이노엔의 중국 파트너사 뤄신제약은 최근 ‘타이신짠(케이캡 중국명)’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에 대한 적응증을 허가 승인받았다. 7월부터는 주사제 개발 목적의 임상을 시작하기도 했다.
대웅제약과 제일약품은 출시 전부터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노린다. 대웅제약은 8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제일약품은 파트너사 리브존제약이 정제와 주사제를 동시 개발 중이다. 정제는 역류성 식도염, 주사제는 출혈성 소화성궤양 적응증을 타깃하면서 차별점을 가져간다.
P-CAB 개발사 관계자는 “사실상 P-CAB 개발사들이 주요하게 보는 시장은 해외”라며 “누가 먼저 차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는지가 P-CAB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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