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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백신펀드' 잔혹사, 두 번의 GP '반납' 미래에셋 이어 LSK인베도 결성시한 넘겨…복지부 "속도감 있게 수시 출자 진행"

유정화 기자공개 2024-11-08 08:27:4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K-바이오·백신펀드'(이하 백신펀드) 출자사업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벤처투자에 이어 LSK인베스트먼트도 결성시한 내 펀드 결성에 실패하면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반납한다.

3호 백신펀드의 운용사를 맡았던 LSK인베스트먼트가 모은 자금은 결성 목표액인 100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당초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었으나 계획이 틀어진 게 주된 원인이다. 한국벤처투자 측으로부터 결성시한 연장이 어렵다는 내용도 확인받았다.

보건복지부는 속도감 있게 추가 출자를 진행해, 백신펀드 새주인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GP 선정 작업이 쉽지 않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 8월 공고된 '제4호 K-바이오·백신 펀드' 출자사업에도 운용사 단 1곳(솔리더스인베스먼트) 만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정부 "2023년까지 5000억 목표"…누적 결성 규모는 '3066억'

백신펀드는 제약·바이오업계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출범했다. 2022년 7월 정부는 5000억원 규모 백신펀드를 결성해 국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혁신 신약 개발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출자사업도 빠르게 진행해, 2달 만에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를 각각 2500억원씩을 조성할 운용사로 선정했다. 지난해까지 펀드 결성 목표 금액은 5000억원이었다.

펀드 결성은 순탄치 않았다. 두 운용사 모두 1년 가까이 펀드 결성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결국 미래에셋벤처투자는 LP 모집을 하지 못하고 운용사 자격을 반납했다. 유안타인테스트먼트는 최소 결성목표액 2500억원 보다 1000억원가량 펀드 규모를 줄여 1년 4개월여 만인 지난해 8월 펀드를 결성했다. 1차 시한은 2023년 2월이었다.

이후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자격을 반납한 펀드 결성분 2500억원 중 1500억원은 프리미어파트너스로 넘어갔다. GP로 선정된 프리미어파트너스는 8개월여 만에 1566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했다. 2022년 7월 정부가 첫 출자사업을 시작하고 2년여가 넘게 흐른 지금 조성된 금액은 총 3066억원이다.

LSK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월 펀드의 미결성분 1000억원을 책임질 새 운용사로 선발됐다. 2개월 후인 4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공동출자자로부터 출자승인을 받았다.

국내 펀드레이징 시장이 어렵다 보니 해외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했다. 캐나다 VC 테랄리스캐피탈과 온타리오 주정부의 출자를 받아 지난 10월까지 펀드 결성을 계획했다.

한국벤처투자는 출자공고에서 최종 선정 결과 발표일 및 공동출자자의 출자승인일 가운데 늦은 일자를 기준으로 6개월의 결성시한을 부여했다. 지난달 말까지 우선결성 규모(700억원)까지 모으지 못할 경우 운용사 선정이 취소된다고 공고에 명시했다.

LSK인베스트먼트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말 공동출자자들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이후 펀드 결성을 위해 노력했으나 캐나다, 국내에서 출자금을 시한까지 모으지 못했다"며 "이후 한국벤처투자측으로부터 연장이 어렵다고 확인 받았다"고 말했다.

◇인기없는 백신펀드, 3호 새주인은?…출자규모 1000억 동일 '유력'

복지부는 이르면 이달 내로 3호 백신펀드 수시 출자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속도감 있게 수시 출자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바이오 투자 운용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소결성액 규모는 기존과 동일한 규모인 1000억원이 유력하다. 1호 백신펀드의 경우 최소 결성액은 2500억원이었다. 당시 VC들은 펀드레이징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이유로 최소결성액 규모를 줄여달라고 복지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오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탓에 최소결성 규모를 더 줄이기 어렵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업계는 3호 백신펀드 수시 출자사업에 지원할 VC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냉기가 돌면서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백신펀드 출자 사업은 낮은 경쟁률을 기록해왔다. 지난 2022년 첫 출자 사업에서는 GP 두 곳을 뽑는 자리에 두 곳이 지원해 경쟁률 1대 1을 기록했다. 올해 8월 진행한 4호 백신펀드 출자에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만 홀로 지원했다. 2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건 LSK인베스트먼트가 지원했던 3호 펀드 출자사업이 유일하다. 당시 데일리파트너스는 LSK인베스트먼트와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새로 진행되는 출자사업에서는 앞서 GP 자격을 따내는데 실패한 데일리파트너스가 다시 도전장을 낼지 여부도 관심사다. 당시 데일리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맺고 출자사업에 지원했지만 경쟁에서 밀렸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올해 적극적으로 정책 기관 출자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태펀드 스타트업코리아펀드,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지역경제활성화 출자사업 등에 지원했지만 대부분 낙방했다. 회사가 올해 GP 자격을 얻은 출자사업은 한국성장금융의 50억원 규모 '핀테크혁신펀드'가 유일하다.

다만 업계는 상대적으로 AUM이 큰 하우스들이 모두 펀드 결성에 실패한 만큼 데일리파트너스 역시 조합을 만드는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앞서 모태펀드 제 4호 K-바이오·백신펀드 출자사업에도 도전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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