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손보, 신종자본증권 발행...자본적정성 '철통관리' 경과조치 적용 기준 킥스비율 300% 웃돌아…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에 선제 대응
강용규 기자공개 2024-12-30 13:35:5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1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손해보험(농협손보)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대규모의 자본을 확충한다. 이미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자본여력을 관리하고 있지만 연말 계리적 가정 변동으로 인한 자본여력 훼손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설명이다.27일 농협손보는 이날을 납입일로 45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5.743%이며 발행일로부터 5년째와 10년째에 각각 1회씩 이자율이 조정된다. 발행일로부터 5년 경과 후 조건에 따라 조기상환이 가능한 콜옵션 조항이 달려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채와 함께 보험사 자본확충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올해 보험업계의 자본확충 총액(유상증자 제외 기준)은 농협손보의 이번 발행분을 포함해 7조755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의 3조1540억원의 2배를 넘어섰으며 기존 연간 최대치인 2022년의 4조550억원마저 크게 웃돌았다. 올들어 시장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조치 등으로 보험사의 자본관리 과제가 과거 대비 크게 무거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농협손보는 자본관리 과제가 무거운 편에 속하지 않는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223.5%로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인 150%는 물론이고 건전 보험사의 기준으로 통용되는 200%보다도 높다.
심지어 농협손보는 지급여력제도상 경과조치를 통해 신규 보험위험을 전진적으로 인식하면서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부담을 덜고 있다. 경과조치 적용 기준으로는 올 상반기 말 킥스비율이 306.6%까지 치솟는다. 가용자본이 2조5091억원, 요구자본이 818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올 연말 회계에서부터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 설정 등 계리적 가정의 변경 적용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라며 "자본적정성을 지속적으로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의 자본확충"이라고 말했다.

무·저해지보험은 계약을 중도해지할 때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표준형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다. 당국은 보험사들이 이 상품의 해지율을 합리적 수준보다 높게 가정해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부풀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올 연말 결산회계부터는 무·저해지보험의 완납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도록 설계된 가정 모형을 적용하도록 했다.
그간 손보사들은 무·저해지보험의 판매를 늘리며 CSM을 축적해왔다. 당국의 지침대로라면 우선 CSM 보유량이 감소해 가용자본의 구성요소 중 조정준비금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게 된다. 완납시 소비자에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 즉 보험부채가 늘어나는 점도 자본관리에 악영향을 미친다.
농협손보는 CSM 잔액이 올 1분기 말 2조1973억원에서 2분기 2조1424억원, 3분기 2조1203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신계약으로 확보하는 CSM이 상각을 통해 이익으로 전환되는 금액보다 적다는 의미다. 미래 기대수익성이 조금씩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익성 악화 또한 가용자본의 구성요소 중 이익잉여금의 증가를 저해해 자본관리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농협손보로서는 눈앞의 높은 지급여력비율과는 별개로 선제적 자본확충에 나설 요인이 여럿 있었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농협손보의 자본확충을 놓고 신체제의 가벼운 출발을 향한 모회사의 지원사격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농협손보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4500억원 전액을 모회사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했다.
농협금융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농협손보 대표이사 후보로 송춘수 전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전임 서국동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만료를 1년 남기고 자진 사임한 데 따른 인사다. 송 대표 후보는 2012년 3월 농협손보 출범부터 합류한 첫 내부 출신 대표로 임추위로부터 실무형 CEO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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