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과 평가]지주사 대부분 낮은 점수, 1등 '한진칼' 선전한진칼, '리조트 매각'에 수익성 지표 선전, HD현대 바짝 추격
김현정 기자공개 2025-04-15 08:22:13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12시5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12곳의 지주회사 중 기업가치 제고 성과가 가장 우수한 곳은 한진칼이었다. 작년 순이익이 증가한 한진칼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관련 지표에서 선전했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란 말이 있을 정도로 지주사들의 PBR은 통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는데 한진칼은 해당 평가지표에서 선전했다.HD현대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2023년과 2024년 ROE 모두가 높은 수준에 있으면서도 상승해 ROE, △ROE 증분(△ROE)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가 상승과 높은 배당수익률을 재료로 TSR 지표에서도 득점했다. 지주사 중 꼴찌는 AK홀딩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적자 전환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악화했고 주가도 꾸준히 하락세다.
◇한진칼, 일회성이익 바탕 'ROE 지표 고득점'
THE CFO는 지난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기업 125개 회사에 대해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 등 6개 지표를 전수 조사했다.
△ROE는 2023년 대비 지난해 증분을, △PBR은 2023년말 대비 지난해 말 절대적 증감치를 각각 집계했다. 6개 지표 중 특정 지표에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모두 균등한 점수(20점)를 부여해 종합점수를 120점 만점으로 도출했다.

지난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비금융 기업은 총 83개다. 이 가운데 지주사는 총 12곳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지주사들의 밸류업 점수는 낮았다. 58% 비중(7곳)이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지주사는 거느리는 계열사들이 주식시장에 함께 상장돼있고 실적 역시 중복되기 때문에 주가 할인을 많이 받는 편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생긴 이유다.
이 가운데 지주사들의 순위를 보면 한진칼이 종합점수 85.02점으로 15위에 오르며 지주사 중에서 1등을 차지했다. HD현대가 종합점수 84.05점으로 16위에 오르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9.41점(33위)으로 뒤를 이었다.

한진칼은 ROE와 PBR, ROE 증분(△ROE)에서 강점을 보였다. 우선 한진칼 ROE는 16.75%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었다. ROE로는 지주사 중 2위였는데 현대지에프홀딩스가 ROE 23.02%로 지주사 중 1등이었다. 한진칼 ROE는 2022년 25.60%, 2023년 14.79% 등 최근 수년 사이 꾸준히 안정적인 자본효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엔 -30.8%까지 떨어진 적도 있지만 실적을 회복하고 나서는 높은 수준의 ROE를 올리는 중이다. 특히 작년의 경우 종속회사인 미국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매각에 따라 순이익이 급증한 영향으로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

PBR의 경우 1.58배로 지주사 가운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주사 PBR 2위인 HD현대의 경우 PBR이 0.65배다. 두 기업 사이 차이가 큰 편이다. 지주사 PBR은 보통 낮게 형성돼 있는 만큼 지주사 PBR을 따질 때는 '1배 미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청산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된다는 의미에서다. 실제 국내 지주사들이 대부분 5개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 수준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 밸류업 정책 시행 후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사는 PBR을 1배 이상으로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칼 PBR은 꽤 높은 수준이라는 평이다.
한진칼은 PBR증분(△PBR)에서 감점이 있었다. 한진칼은 PBR이 2023년 1.77배에서 2024년 1.58배로 0.19배 감소했다. 2023년 말경 외부 세력에 의한 경영권 분쟁이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던 것이 2024년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다 안정되면서 PBR도 다소 감소했다.

◇HD현대 1위 바짝 추격…AK홀딩스 지주사·밸류업 공시 전체 기업 '최하위'
HD현대는 1점도 안되는 차이(0.97점)로 아쉽게 지주사 2위를 차지했다. ROE와 PBR, △PBR에서 한진칼에 뒤졌으며 TSR과 △ROE는 한진칼을 앞섰다.
HD현대 TSR은 32.27%로 지주사 중에서는 현대지에프홀딩스(41.33%) 다음으로 높았다. HL홀딩스 TSR이 10.18%로 그 뒤를 이었고 나머지 9곳의 지주사들은 모두 마이너스 TSR을 기록했다. HD현대는 주가수익률과 배당수익률 모두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HD현대 주가는 2023년 말 6만3300원에서 2024년 말 7만9200원으로 25% 뛰었다. 2023년 7월 발표한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라 별도 재무제표상 순이익의 70% 이상의 배당을 추진하는 한편, 분기배당까지 실시 중이다.

△ROE 평가지표에 대해서도 지주사 가운데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HD현대의 증분 ROE는 16.59점이었다. 2023년 3.57%에서 2024년 6.36%로 2.79% 증가했는데 해당 차이를 백분위로 환산했을 때 16.59점으로 추산됐다. 콜마홀딩스가 17.8점으로 지주사 중에서 △ROE가 가장 높았고 HD현대가 2위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핵심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사 중 3위를 차지했다. 지주사들 가운데 ROE, TSR, 지배구조 점수가 가장 높았고 △PBR도 지주사 중 2위로 나타났다. 꽤 높은 점수였지만 PBR과 △ROE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바람에 3위로 밀렸다.
2023년 현대지에프홀딩스 ROE는 무려 49.81%로 나타났다. 83개 밸류업 공시 기업들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굉장히 높은 수치였다. 다만 2024년엔 21.7%로 28.11%p 감소했다. 물론 21.7%의 ROE도 83개 밸류업 기업 중 6위를 차지할 만큼 꽤 높은 수준이지만 감소폭이 컸던 만큼 △ROE 평가 지표에서 감점이 있었다.
이 밖에 콜마홀딩스, HL홀딩스, LG, 세아홀딩스, 세아베스틸지주 등이 각각 지주사 중 4~8위를 차지했다. SK와 롯데지주, 포스코홀딩스, AK홀딩스 순으로 9~12위에 오르면서 지주사 하위권에 들어갔다.
특히 AK홀딩스의 경우 지주사 최하위일 뿐 아니라, 밸류업 발표를 한 83개 코스피 비금융기업들 가운데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ROE, PBR, TSR, △ROE 등에서 모두 하위권 점수를 받았다. 작년 자본적지출(CAPEX)이 늘어났지만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외부차입이 증가, 이자 부담이 확대됐다. 이는 순이익 적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해당 영향으로 주가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주가 관련 지표도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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