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과 평가]4대 금융지주 밸류업 순위는…KB·하나·우리·신한KB TSR↑, 주가상승·배당확대 견인…신한 낮은 ROE 탓 4위, 지배구조 유일 만점
김현정 기자공개 2025-04-16 08:10:58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15시5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의 밸류업 종합점수를 보면 KB금융지주가 1위에 올랐다. 나머지 3곳의 금융지주사들과 점수 차가 꽤 컸다. KB금융의 경우 총주주수익률(TSR)과 증분PBR(△PBR) 평가 지표에서 득점이 컸다.KB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우리금융지주가, 마지막으로 신한금융지주가 올랐다. 하나·우리·신한금융의 경우 종합점수 차이가 각각 2점씩으로 큰 차이는 아니었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증분ROE(△ROE) 영역에서 감점이 컸다.
◇KB금융 TSR 60.59%, 금융사 평균 30% 크게 웃돌아
THE CFO가 평가한 KB금융의 밸류업 종합점수는 120점 만점에 86.53점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4대 금융지주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코스피 금융사 전체 20곳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THE CFO는 밸류업 정책을 제출한 기업들에 대한 정량평가 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한국ESG기준원)을 선정했다. 6가지 지표의 만점은 20점이며 지배구조 등급을 제외한 각 지표마다 백분위 기반 배점을 실시했다. 비재무적 지표인 지배구조 등급의 경우 A+ 기업에 20점을 부여하고 한 등급이 하락할 때마다 4점씩 감점했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은 TSR과 증분 PBR(△PBR) 평가 지표에서 각각 18.95점, 17.89점을 획득해 타 금융지주사들과 점수 차를 벌렸다. TSR의 경우 4대 금융지주사들끼리 비교했을 때 60.59%로, 하나금융(41.12%), 우리금융(29.05%), 신한금융(26.58%)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다. 밸류업을 공시한 금융사 20곳의 평균 TSR이 29.72%라는 점을 고려하면 KB금융의 TSR은 꽤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KB금융 주가가 2024년 초 기준 5만3600원에서 2024년 말 기준 8만2900원으로 껑충 뛴 것이 높은 TSR 수치의 배경이 됐다. 55% 상승이었다. 이 밖에 작년 주당현금배당액 역시 KB금융이 가장 많았다. 2024년 분기배당을 합산한 주당현금배당액은 3174원이었다. KB금융은 배당수익률과 시장금리를 감안한 배당총액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 주당가치를 꾸준히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CET1 비율 초과분에 해당하는 자본 약 1조7600억원을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KB금융은 2023년과 2024년 PBR 증가분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 0.36배에서 2024년 0.54배로 올랐다. 0.18배 정도 증가한 것이지만 금융사 PBR 치고는 증가분이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금융사 전체 20개사로 비교대상을 넓혀도 △PBR로 3위를 차지했다. 금융지주사는 대표적 저펑가 주식으로 잘 알려져있다. 사상 최대 실적에 수익성이 좋고 자본건전성이 우수해도 감독당국 규제에 따른 정책 변수 등으로 '디스카운트'를 맞곤 한다.

◇하나금융 고른 점수, 우리금융 vs 하나금융 'ROE'서 희비 엇갈려
4대 금융지주사 중 KB금융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한 곳은 하나금융이었다. 다만 종합점수를 살펴보면 KB금융(86.53점)과 하나금융(69.68점) 사이 간극은 16.85점으로 꽤나 컸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67.58점), 우리금융과 신한금융(65.26점) 사이엔 2점 정도의 차이가 존재해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ROE와 TSR, △PBR, 지배구조 평가지표 등 많은 영역에서 각각 무난한 점수를 받았다. 전체 20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넓혔을 땐 8위였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말 그룹 유튜브 채널에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CEO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밸류업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영상에서 함 회장은 "PBR 1배 도달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작년 하나금융 PBR은 0.37배 정도인 만큼 목표를 달성한다면 추후 밸류업 성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됐다.

4대 금융지주사 중 3위에 오른 우리금융의 경우 ROE와 △ROE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 평가지표 모두 4대 금융지주사 중 선두를 달렸다. 2024년 ROE는 9.39%로 하나금융(9.11%), KB금융(8.86%)를 앞섰고, △ROE 영역에서도 2023년 8.3%에서 2024년 9.39%로 올라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큰 폭(1.09%포인트)의 증분 ROE를 일궈냈다. 높은 수익성을 만든 동시에 성장 또한 이룬 것이다.

다만 PBR과 △PBR, TSR에서 부진한 점수를 내면서 감점이 있었다. 우리금융 PBR은 0.33배로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았다. 이에 더해 증분 PBR 수치 역시 0.02배 정도로 가장 낮았다. 2023년 PBR이 0.31배로 가장 낮았는데 2024년 성장폭도 가장 낮았던 셈이다.
4대 금융지주 중 밸류업 종합점수 최하위를 기록한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ROE, △ROE, TSR, PBR 등 영역에서 큰 득점을 하지 못했다. 특히 ROE가 낮은 수준에다 작년 오히려 후퇴하면서 수익성 지표에 큰 감점이 있었다. 신한금융 ROE는 2023년 8.36%에서 2024년 8.11%로 0.25%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최근 수년 자본(분모)이 순이익(분자)보다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2022년의 순이익(4조6423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3.4% 불어난 4조5175억원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작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ROE의 수익성을 어떻게 개선할 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경영계획을 세우는 데 그룹 전체 ROE와 자회사 자본 대비 수익성 측정(ROC)을 내재화시키는 것을 설계하고 있고, 2025년부터 강화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지배구조 평가지표에서는 의미있는 결과를 거머쥐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나홀로 A+를 받아 20점 만점을 획득했다. 이는 20개 금융사로 범위를 넓혀도 신한금융의 유일한 성과다. 한국ESG기준원은 신한금융을 평가하면서 환경(E)에서 A+, 사회(S)에서 A, 지배구조(G)에서 A+를 부여했다. ESG 평가 대상인 총 1066개 기업 중 A+를 받은 곳은 2% 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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