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5월 09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리스크 지배구조 좌담회 ③편에서 계속
사회 = CRO의 권한 강화 차원에서 CCO(Chief Credit Officer)를 CRO 산하에 편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우공 = 은행 리스크의 대부분이 크레딧 리스크다. 신용리스크 통제를 위해서는 CCO가 CRO 밑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노동래 = 전통 때문에 그렇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리스크관리 부서를 본격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해서 리스크관리 전담 임원이 생긴 지 이제 겨우 10년 남짓 된다. 전통적으로 금융회사에서 여신 담당 임원은 상당히 고참 임원이 맡는다. 나중에 독립 CRO를 두다 보니 CRO는 가장 낮은 직급의 임원으로 시작했다.
CCO가 CRO보다 현실적으로 직급이나 경험이 많은 분들이 많다. 미국의 경우 시장, 신용, 운영리스크 담담 임원을 모두 CRO 밑에 둔다. 역사적인 발달 단계상 우리나라는 CCO의 권한이 컸기 때문에 CCO를 CRO가 통제하지 못한다.
◇ CRO-CCO 협력체제 바람직
이우공 =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그렇게 돼 있다.
지광수 = 현재 CRO와 CCO를 겸임하고 있다. 여신위원회 위원장이자 리스크관리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업무 부담이 컸는데, 회사 내 역할이나 위치로 봤을 때는 훨씬 낫다.
이건호 = CCO는 리스크 관리 역할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이 강하다. CCO의 역할을 크레딧 리스크 관리라고 하면, CRO 밑에서 업무수행이 낫겠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독립적으로 있는 것이 낫다.
이우공 = 은행만 놓고 보면 리스크가 발생하면 제일 큰 부분이 신용리스크다. 포커스가 신용리스크에 초점이 맞춰진다. 아직까지 CRO가 조직 내에서 뿌리를 못 내린 이유도 있다. 그래서 CRO와 CCO 위치를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장현수 =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를 보면 CRO가 CCO 위에 있다. 글로벌 영업망을 갖고 있으면서, 국내 영업을 할 때에는 글로벌 매트릭스 안에서 국내 영업에 대해 CC0는 RM 역할을 하고, 의사결정은 글로벌 의사결정이 가능한 CRO가 관리하는 구조라서 그런 것 같다.
노동래 = 미국계 금융회사에는 CRO 밑에 CCO가 있다. 씨티그룹 입장에서 한국씨티은행은 하나의 브랜치로, 리스크관리 기능이 필요 없다는 방침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신 업무를 하려면 CCO가 필요했고, 금융감독원에서 CRO를 두라고 하니까 CCO가 CRO를 겸직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우공 = 하나금융지주는 지주사 리스크관리팀이 그룹 계열사의 한도를 관리한다. 산업별 한도, 차주별 한도, 부동산PF까지 한도 관리를 지주사가 한다. 그 안에서 계열사의 CCO는 재량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구조가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단지, 똑같은 차주나 프로젝트에 대해 계열사끼리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컨트롤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은행 리스크관리위원회로 가면 CCO와 CRO는 협조가 잘 되는 편이다. 견제하는 기능도 잘 작동한다. 영업 쪽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쪽이 CRO와 CCO다. 꼭 CRO와 CCO의 지위를 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직 내에서 업무 분장을 잘 하면 CCO와 CRO의 지위 조정이 아니더라도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듯 하다. 리스크관리 본부와 심사 본부 간에 의견 대립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힘의 균형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장현수 = 업무 중복을 감수하더라도 서로 협의하는 체제가 좋아 보인다. 대부분은 평가모델에 집중하고 대손충당금에 집중하다 보니 여신위원회에 들어가면 다수결로 결정하기 마련이다. 약간의 역할 배분을 통해 협의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 "2% 부족한 리스크 지배구조…지배구조가 바뀌어야"
사회 = 마무리 발언을 자유롭게 해달라.
노동래 = 결국 자기 조직에 맞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 CRO가 자신의 역량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장현수 = 우리나라 금융권의 지배구조나 리스크 지배구조가 문제가 많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다른 합리적 길이 있었는데 선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늘의 토론은 조금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함이지 절대 국내 리스크 지배구조를 낮게 평가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건호 = 우리나라의 리스크 지배구조는 시스템적으로 잘 돼있다.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삼성전자라고 가정하면, 애플처럼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한 단계 뛰어넘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금융회사의 모든 것이 지배구조 문제와 연결되고, 지배구조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리스크 지배구조 문제도 변화될 여지가 별로 없다고 본다. 삼성처럼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애플에 비해 2%로 부족한 것이 현재의 국내 리스크 지배구조다.
이시연 = 결국은 지배구조의 문제다. 시스템과 조직적인 측면은 많이 개선됐다. 이제는 운영, 사람, 문화의 문제다. 제도를 바꿔도 변화가 어려울 수 있다. 인식이 바뀌고 리스크관리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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