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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농협 지배구조 진단]전 금융계열사에 비상임이사 배치…조합장 영향력은 달라⑧10개사 등기 이사 73명 중 17명이 비상임…현직 조합장 11명

이기욱 기자공개 2024-06-13 12:53:03

[편집자주]

농협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NH투자증권 사장 선임 과정에서 시작된 농협금융지주의 독립성 이슈가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검사로까지 이어졌다. 농협금융지주를 넘어 전 농협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 개입도 문제시되고 있다. 배임, 외환 송금 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으로 지배구조를 지목하는 이들도 있다.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농협 주요 계열사들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비상임이사의 선임이다. 각 사별로 그 수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1명 이상의 비상임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및 지역농협과 금융사간의 의견 조율이 주요 역할이다. 현직 조합장 등 비금융권 출신 인사들이 다수 선임돼 이사회 전문성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받기도 한다.

이사회 내 농협 조합장 인사들의 영향력은 계열사별로 상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NH농협캐피탈은 사외이사 포함 이사회 절반이 조합장 출신 인사로 구성돼 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 NH농협은행 등은 상대적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외이사 50%·비상임이사 23.3% 차지…농협법상 농협 의견 반영 필요

현재 농협금융지주와 산하 9개 금융계열사들의 이사회 구성원 수는 총 73명이다. 농협금융지주가 10명으로 가장 이사회 규모가 크고 농협생명과 농협손보가 각각 9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가장 이사회 구성원이 작은 곳은 NH벤처투자로 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말 기준 총 자산 536억원의 NH벤처투자는 아직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만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73명의 등기 이사들 중 약 절반인 37명은 사외이사들로 채워져 있다. 대표이사와 상근감사 등 사내이사가 총 19명이며 기타비상무이사 등 비상임이사가 17명(23.3%)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비상임이사는 타 금융그룹의 비상임이사들과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타 금융그룹의 경우 금융지주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일부 계열사들에 비상임이사를 두고 있다. 반면 농협 금융사의 비상임이사는 지주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 지역농협과의 의견 조율 역할도 수행한다.

이는 농협법에 따라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또는 지역 농협에 대한 금융지원 역할을 수행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10개사가 모두 최소 1명 이상의 비상임이사를 선임함으로써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농협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직 조합장들이 주로 선임되기 때문에 이사회의 독립성, 전문성 논란으로도 이어진다.

◇NH농협캐피탈, 조합장 출신 비중 최대…NH투자증권 독립성 '우수'

이사회 내 조합장들의 영향력은 각 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상임이사의 수도 각각 다르고 비상임이사지만 지역 농협 조합장이 아닌 이들도 있다. 현직 조합장인 비상임이사의 수는 총 11명이다.

10개사 중 가장 조합장의 비중이 큰 곳은 NH농협캐피탈이다. 농협캐피탈의 이사회 구성원 수는 총 6명으로 사내이사 1명, 비상임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두 명의 비상임이사(기타비상무이사)는 모두 현직 조합장이다. 오흥석 지리산청학농협 조합장과 이상윤 서산농협 조합장이 그들이다.

사외이사 3명 중 한 명도 조합장 출신 인사다. 정명화 사외이사(전 옥종농협 조합장)까지 포함해 총 3명이 조합장 출신이다.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NH저축은행도 비상임이사 2명이 모두 현직 조합장으로 구성돼 있다. 민병억 천안 직산농협 조합장과 윤병환 북대구농협 조합장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총 이사회 수는 7명으로 NH캐피탈에 비해 조합장 이사의 비중은 작은 편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각각 3명씩으로 가장 많은 비상임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현직 조합장을 2명씩 선임하고 남은 비상임이사 한 자리에는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농협생명은 장은수 전 농협손보 부사장을, 농협손보는 권택기 전 새누리당 의원을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했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NH투자증권은 비교적 이사회의 독립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농협금융지주는 7명으로 가장 많은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으며 그 비중도 70%(10명 중 7명)에 달한다. 비상임이사는 박흥식 광주비아농협 조합장 단 한 명뿐이다.

농협은행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기타비상무이사는 2명으로 그 수는 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과 같지만 현직 조합장은 단 한 명만 선임하고 있다. 반채운 기타비상무이사는 농협은행 종합기획부장, 리스크관리부문장 등을 지냈던 내부 출신 인사다.

NH투자증권은 이사회에 현직 조합장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문연우 기타비상무이사가 있지만 그는 농협손보 위험관리책임자(CRO)와 농업보험부문장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사외이사 5명도 모두 외부출신으로 꾸려져 있다.

그밖에 NH아문디자산운용과 NH농협리츠운용은 각각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두고 있다. 이재호 농협리츠운용 이사는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연구소장 출신이고 장운봉 NH아문디자산운용 이사는 현 제천 금성농협 조합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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