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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유럽 2024]차문환 한화큐셀 독일 법인장 "한국 배터리 아직 비싸다""태양광 패널·ESS·CS 패키지로, 모듈 판매만으로 생존 불가능"

뮌헨(독일)=김위수 기자공개 2024-06-24 13:32:0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배터리 유럽 2024를 포함하는 최대 에너지 전시회 '더 스마터 E'가 열리는 독일 메세 뮌헨.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A1홀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자리에는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한화큐셀)이 대규모 부스를 꾸렸다. 중국 기업들이 전시회를 장악한 가운데 독일에서 설립된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한화'라는 이름을 떼고 '큐셀'이라는 브랜드명만을 전시회 전면에 앞세웠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더 스마터 E' 전시회에 꾸린 한화큐셀 부스.
올해 한화큐셀은 전시회에 태양광 패널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인버터, 전기차 충전기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20일(현지시간) 전시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차문환 한화큐셀 부사장(독일 법인장)은 "중국 기업들의 배터리는 국내 기업들의 절반 수준"이라며 "가격 테스트를 해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주거용 ESS 솔루션 판매, 배터리 파트너는 중국 업체

한화큐셀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가정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태양광 모듈 및 ESS용 배터리로부터 공급받는다. 당초 중국 소재 생산공장으로부터 모듈을 수급했지만 오는 7월 가동 중단을 결정한 뒤 다른 모듈 업체들로부터 제품 수급을 늘리고 있다. 대부분이 중국 업체들이다.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같은 맥락에서 ESS용 배터리도 중국 기업으로부터 수급하고 있다. 올해 내놓은 신제품의 배터리 파트너는 '폭스 배터리'라는 중국 업체다. 중국 배터리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가격을 절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유럽에서는 니켈 기반 배터리 제품에 대한 화재 사고 가능성을 경계하는 기류가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모듈 및 배터리 모두 멀티 벤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 부사장(사진)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몇 개를 두고 가장 좋은 조건으로 제공하는 게 고객가치 측면에서 가장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의 또 다른 전략거점인 북미 시장은 중국산 태양광 모듈 및 배터리에 대한 진입장벽이 세워진 상태다. 때문에 한화큐셀은 현지에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태양광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ESS용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는 계약을 지난달 체결하기도 했다.

결국 한화큐셀이 중국 모듈 및 배터리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유럽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큐셀이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벌어지는 가격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 부사장은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가격 요소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 역시 LFP 배터리를 ESS용으로 적용하는 등 유럽 시장을 탈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국내 기업들의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했는데, 현재는 점유율이 10%도 되지 않는다. 한화큐셀은 향후 가격 등 여러 여건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로부터 배터리를 구입할 가능성 정도는 열어둔 상태다.

◇배리어 없는 유럽, 제품·서비스 패키지로 승부수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현지에서 이를 배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소극적이라는 진단이다. 유럽, 특히 독일의 가장 큰 수출국이 중국이라 반중국 스탠스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몇몇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을 막아달라고 현지 정부에 요청했지만 뚜렷한 움직임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화큐셀의 독일 경쟁사 중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생존하지 못한 곳들이 많다. 차 부사장은 "독일 업체 중 매물로 안 나온 곳이 없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모듈 공급에 주력하던 한화큐셀이 가정용 태양광·ESS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차 부사장은 "단순하게 모듈을 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직접적으로 가격 경쟁을 해서는 이길 수 없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인버터·ESS를 고객의 집에 설치하고 고객서비스(CS)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에 대한 금융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 사업을 모두 이같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차 부사장은 "아직은 고객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측면에서 중국 기업들보다 우위인 것 같다"며 "또 태양광 기술력 수준이 높은 독일과 한국에 기반을 둔 점도 한화큐셀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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