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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KCGI, 대주주적격성 문턱 넘어설까금융감독원, 각종 논란 인지…"메리츠운용 인수 때와 이번 심사는 별개"

안정문 기자공개 2024-08-05 11:03:2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KCGI로 정해졌다. KCGI는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SPA(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여러 논란과 관련된 사안도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걸림돌은 또 있다. KCGI는 크게 반발하고 있는 한양증권 노조의 불만도 잠재워야 한다. 노조는 KCGI가 사모펀드인 만큼 재매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고용환경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매각 관련 논란 들여다 볼 듯

2일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KCGI를 선정했다. 시장에선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매각이 마무리되기 위해선 KCGI가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얻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이 대주주적격성을 심사하면서 매각 과정에서 거론된 여러 논란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한양증권 매각과 관련해 심사 협의가 들어오기도 전인데 이런저런 소문이 많아서 좀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해야 되긴 하겠지만 우선은 법적인 요건에 대해 먼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당시 대주주 적격성심사를 받았던 것이 이번 심사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한양증권 매각이 파킹 딜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파킹딜은 경영권을 제3자에 매각하는 것처럼 꾸민 거래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콜옵션 등을 통해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뜻한다. 형식상 대출에 가깝다.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한양학원과 김종량 이사장 측이 경영권을 다시 되찾아올 수 있는 콜옵션을 달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본다. 한양학원 측이 지분을 남긴 것이 그 근거다.

증권업계에선 파킹딜 논란으로 대주주적격성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가 실제로 있다. 2015년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PE는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3차례 지연되자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했다. 현대그룹은 매각 3년 이후 해당PE가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하려 할 때 우선협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달았다. 인수 4년 이후엔 정해놓은 가격에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도 부여됐다.

게다가 현대그룹 소속인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 인수주체였던 오릭스PE에 2000억원을 출자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현대그룹이 오릭스PE로부터 현대증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양학원이 이번 매각을 위해 LOI(입찰제안서)를 받긴 했지만 이미 매수자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돌고 있다.

금감원이 실제 심사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면 심사기간은 기약없이 길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주주 변경 승인의 처리 소요 기간은 60일이다. 다만 이는 실질적으로 검토하는 기간만 산정됐다. 이 기간에 검토 과정에서 자료를 요청하고 회신을 받는 기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에 금융위가 대주주변경승인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렸다.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할 당시에도 주식매매계약(SPA)은 2023년 1월 체결됐는데 대주주 변경 승인은 7월이 되서야 떨어졌다. 2018년 J&W파트너스로 넘어간 SK증권은 같은해 3월 SPA 계약을 맺고 7월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얻어냈다.

◇노조 반발도 해결해야

노조의 반발도 KCGI가 풀어야 할 과제다. KCGI는 재매각 여부, 직원 고용승계 등을 놓고 한양증권 노조와 대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증권 노조는 지난달 22일 입장문을 통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매각을 해야 한다면 매각 과정에서 최우선 과제로 회사와 직원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직원들의 고용과 근로 조건이 승계돼야 하며 새로운 대주주의 건전한 노사관과 윤리성과 같은 적격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양증권이 또 한 번의 인수합병(M&A)에 내몰릴 수 있는 매각이 진행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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