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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증권 IB 리빌딩]'조단위' 레코드 넘보는 DCM, 캡티브 영업 개시 '촉각'④지난 3년간 실적합계 세배 이미 넘어서…일반회사채 영업망 확장 '탄력'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24 13:25:42

[편집자주]

BNK투자증권의 기업금융 리빌딩 작업이 한창이다. 여느 중소형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막다른 길에 직면하면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정통 IB 강화를 선택했다. 변화의 폭과 너비는 그 어느 하우스보다 뚜렷하지만 톱10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더벨은 정통 IB 강화를 향한 BNK투자증권의 여정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투자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입지를 강화한다. 현재까지만 약 8800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는데 이는 지난 3년 간 실적 합계의 3배에 달한다.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조단위' 실적도 불가능하지 않다.

특히 의욕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일반회사채(SB) 업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신명호 대표가 적극적인 영업을 강조한 가운데 8년 만에 주관사 지위를 획득했다. 캡티브 영업을 개시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지만 지주의 협조가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DCM 주관실적 2018년 이후 '최대'…SB 영업 '박차'

DCM 시장에서 BNK증권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주관 실적을 기준으로 이 하우스가 점유율 1%를 넘겼던 해는 2018년(1.45%) 단 한 번뿐이었다. 지난 3년 동안에는 힘이 더 떨어졌고, 그 결과 주관 실적은 연평균 1000억원에 그쳤다.

SB만 따지면 영향력이 더욱 미미해진다. 2016년 성우하이텍과 아주산업을 마지막으로 회사채 주관 사례는 전무했다. 간혹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물량을 일부 인수할 뿐 비금융기업들의 회사채를 취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마저도 롯데가 부산 기반 대기업이자 지주의 최대주주였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신명호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 DCM 시장에서의 발자취가 크게 확대됐다. 12일 기준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BNK증권이 기록한 주관 실적은 883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1조6186억원) 이후 최대 수치로, 지난 3년 간 쌓았던 실적을 합한 값보다 3배 이상 컸다. 리그테이블 순위도 현재 16위를 마크하고 있다.
출처: 더벨 리그테이블

주목할 만한 부분은 SB 영업에 있다. 지난 2월 HL디앤아이한라의 공모채 발행 당시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며 무려 8년 만에 공기업이 아닌 비금융기업 주관 업무를 수행했다. 이때를 계기로 지난 9월에는 HL홀딩스의 회사채 인수단에도 들어갈 수 있었다. 별다른 관계가 없었던 SK에코플랜트, 키움증권 인수사로도 활약하며 접점을 확대했다.

전반적으로 DCM 비즈니스가 다각화되고 있는 추세가 분명해졌다. 특히 부울경 지역 의존도가 줄었다. 2010년대 초반 BNK증권은 부산 소재라는 점을 앞세워 성우하이텍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빈번히 들어갔다. 그러나 근래에는 트랙레코드 확보 차원에서 지역과 관계없이 여러 기업들과 컨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 의존도도 크게 낮아졌다. 2016년 기준 이 하우스가 지주와 캐피탈로부터 충원한 물량은 2510억원으로 전체의 40%에 달했다. 올해도 1400억원 어치를 계열로부터 인수했지만 전체 인수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했다.
출처: 더벨플러스
◇캡티브 영업 시도 '촉각'…지주는 '자생 필요'

ECM(주식자본시장)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신 대표의 존재감과 인력 보강이 변화의 트리거가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 대표가 직접 나서서 SB 주관을 위한 영업도 적극적으로 할 것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님이 여전채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채 업무도 열심히 해보자고 많이 독려하신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외부 인력도 꾸준히 수혈했다. 회사채 업무는 기업금융본부 산하 기업금융부의 커버리지팀, 캐피탈마켓본부의 채권영업팀이 맡고 있다. 2021년 iM증권 출신의 정세영 이사가 커버리지팀의 수장을 맡은 이후 NH투자증권과 iM증권에서 추가로 인력을 받아 경쟁력을 보강했다.

전사적으로 커버리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캡티브 영업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캡티브 영업은 금융계열 증권사가 동 계열사들의 참여를 약속해 회사채 주관 계약을 따내는 방식이다. BNK증권은 계열 내에 부산·경남은행뿐만 아니라 운용, 캐피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캡티브 영업을 개시할 수 있는 환경은 이미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캡티브 영업에 나선 적은 없다. 굳이 캡티브 영업까지 해서 기업들의 회사채 물량을 확보할 유인은 없었기 때문이다. 리테일이 촘촘한 하우스는 아니었기에 창구에서 회사채를 취급하는 케이스가 많지 않있다. 주관사 지위를 따내기 위해 사력을 다할 이유까진 없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적극적인 회사채 주관 및 인수를 예고함에 따라 캡티브 영업을 시도할 여건이 마침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수는 지주의 판단이 될 전망이다. 지주 관계자는 증권의 캡티브 영업과 관련해 "아직 시장 지배력이 약한 증권이 다른 계열사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스스로 자리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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