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주주환원, 이제 투자보다 우선될까⑤현금 소요에도 자사주 매입 유지하기로…"배당 재원도 문제 없어"
이호준 기자공개 2024-09-19 08:13:55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글로벌 대표 부품사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현대모비스에서 주주환원은 1순위가 아니었다. 당장의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는 성장을 위한 투자와 미래 대비를 우선순위에 둬 왔다.다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여러 지표들이 양호해졌고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 대외 불확실성이나 시설 투자 국면에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주주친화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보다 대외 환경 대응에 더 촉각
2020년 코로나가 발발한 후 시장은 주주친화책에 대한 현대모비스의 태도를 확인했다. '주주환원'이 대외 환경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2019년 중장기 주주환원책에서 중간배당과 총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2020년 6월 공시에서는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고 자사주 매입분 중 3분의 1은 하반기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때도 주주환원은 후순위로 밀렸다. 2023년 자사주 매입 규모를 1465억원으로 줄인 것인데 이는 전년 대비 53% 가까이 축소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북미 전동화 부품 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당장의 주주환원보다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는 데 더 방점을 찍은 셈이다. 추가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이 과도할 경우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미래 성장가치를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은 다르게 볼 수 있다. 중장기 주주환원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예측할 수 있어 투자 의사결정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특히 시설 투자를 자주하는 현대모비스의 특성상 기존 주주환원책을 쉽게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
◇투자 늘어도 자사주 매입 규모 유지…"배당 체력에도 무리 없어"
시장은 앞으로 현대모비스가 주주환원책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연간 단위의 주주환원책을 통해 현금 소요가 증가하더라도 자사주 매입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4분기에는 자체 밸류업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관건은 이를 뒷받침할 재무 여력이다. 만일 또다시 대외 불확실성을 겪는다면 자체 밸류업 방안도 이전처럼 변동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배당의 재원이 되는 것은 지분법 손익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이다. 2022년부터 이 중 20~30%를 배당하겠다고 공언해 왔으며 지분법 손익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2022년 1조5837억원에서 2023년 2조25억원으로 확대됐다.
통상 자사주 매입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으로 약 1조원 규모다. 이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순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쌓아둔 금액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1조5130억원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설투자 수요는 여전히 많긴 하다"며 "지분법 손익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의 확대로 배당 체력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아이엠지티, 췌장암 대상 집속초음파 병행 임상결과 발표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김광일 MBK 부회장 "대항 공개매수시 매수가 인상 고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경영, 전문경영인에 맡긴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협력사 지지 호소…여론전 나선 최윤범 회장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영풍 측은 왜 고려아연 재무건전성을 공격할까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강성두 ㈜영풍 사장 "냉정한 판단에 따라 사모펀드 개입 결정"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경영 전문성'으로도 맞붙는 양측
- '서울판 CES' 디지털혁신 페스타, 내달 코엑스서 개최
- LS·대한전선 vs 기아 소송, 인사 탓 '상황 급변'
- [유증&디테일]'최대주주 변경' 율호, 대규모 자금 조달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김광일 MBK 부회장 "대항 공개매수시 매수가 인상 고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경영, 전문경영인에 맡긴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강성두 ㈜영풍 사장 "냉정한 판단에 따라 사모펀드 개입 결정"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사모펀드 손잡은 영풍, 새 전략 필요한 최씨 집안
- [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주주환원, 이제 투자보다 우선될까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한화오션 아낌없이 돕는 한화에어로, 배경엔 '차입'
- [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10%대까지 낮아진 주주환원율…다시 제자리 찾을까
- [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사라진 키워드 '수소', 기업가치 높일 새 열쇠는
- [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평균 밑도는 ROE, 진정한 상승 이루려면
- [현대모비스 밸류업 점검]주목받는 4분기, 도전 더 어려워 보이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