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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인 맞는 유니온제약 변곡점]매각딜 종료 관건 '매출채권 이견'…전열 교체 예고 '이사회'매출채권 부실 가능성, 추가담보 요구…NHB캐피탈측 제외, 양태현 대표측 선임 수순

김형석 기자공개 2024-09-23 08:38:45

[편집자주]

한국유니온제약은 소규모 제약사지만 적극적인 의약품 확장 정책으로 이목을 끌어온 곳이다. IMF를 겪으며 위기의 상황에서 구원투수가 됐던 인물은 매출 20억원 회사를 600억원대로 성장시켰다. 2018년엔 코스닥에 상장하며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제약환경에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고 매출 성장 정체에 적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또 한번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하며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곡점에 선 한국유니온제약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월 한차례 고배를 마신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영권 매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인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이 다수의 기관투자가(LP)를 확보하고 기존 최대주주인 백병하 회장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투자자와 기존 최대주주가 해소해야할 간극은 여전히 크다. 매출채권에 대한 이견이 가장 크다. 투자자들은 부실화가 진행 중인 매출채권의 보증에 백 회장이 추가 담보를 설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최대주주 측 이사진 전열도 공개됐다. 최대주주로 등극이 예정됐던 NBH캐피탈 측 인물들이 배제되고 새로운 투자자들의 인사들이 배치됐다.

◇백병하 회장 측 주식 무상증여…매각액 110억 수준 합의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영권 매각이 자금납입이 불발된 NBH캐피탈이 아닌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으로 이뤄지는 방안으로 현재 막바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은 올 초 한국유니온제약 대표이사에 선임된 양태현 대표가 최대주주인 조합이다.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은 올해 5월 한국유니온제약이 발행한 30억원의 전환사채(CB) 가운데 1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은 기존 NBH캐피탈의 GP(위탁운용사)인 투자조합 유니온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대신해 최근 LP 모집을 완료한 상태다. 확보자금 규모는 앞서와 동일한 110억원으로 추산된다.

8월 NBH캐피탈의 유상증자 참여가 무산된 한국유니온제약이 곧바로 협상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백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 무상증여 영향이 컸다. 백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는 최근 한국유니온제약의 157만4298주를 무상으로 증여했다. 무상 증여는 재무리스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자기주식은 자본으로 인식 부채비율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

해당 주식의 가치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40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백 회장 측이 7월 NBH캐피탈과 체결한 주식양수도계약 당시 매각 가격인 주당 6163원을 감안하면 98억원에 육박한다. 최근 경영권 매각 실패로 급락한 주가가 회복하면 100억원 안팎의 자본을 추가할 수 있는 셈이다.

인수 방식도 상당부분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최대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무상증여한 만큼 투자자들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증자 자금은 향후 재무개선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협상 마지막 관문 매출채권 부실 우려

협상의 진전속도는 빠르지만 여전히 양측의 간극은 있다. 매출채권의 가치를 두고 양측의 이견이 있다.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 투자자 측은 매출채권의 추가 부실화 가능성을 협상 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백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 측은 이미 손실을 계상한 만큼 추가 부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6월 말 기준 한국유니온제약의 상각 후 매출채권은 285억원이다. 2024년 상반기 매출액 315억원에 육박한다. 매출채권의 손실율은 크다. 이 기간 상각 전 매출채권 규모는 422억원으로 141억원을 손실처리했다. 전체 매출채권의 33.61%에 달하는 규모다.


통상적으로 제약사 매출채권의 손실반영율(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10% 수준이다. 30%를 넘는 매출채권 손실율은 정상 채권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투자자 측 입장이다.

투자자 측은 매출채권 추가 부실화 가능성을 감안해 기존 최대주주 측이 추가 담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백 회장이 개인 회사들의 담보를 설정, 안전핀을 추가하자는 뜻이다.

백 회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기업은 △오스코리아제약 △오스코리아 △오코스포츠클럽 △오코헬스케어 등이다. 이 중 오코스포츠클럽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유니온제약과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스코리아제약과의 관계가 주목된다.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2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7억원이 한국유니온제약과의 거래로 확보했다. 2023년 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전 4년 연속 영업이익을 낸 견실한 기업이다.

하지만 백 회장 측은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 측 한 관계자는 "올해 재무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매출채권의 부실가능성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라며 "백 회장이 다수의 개인회사의 담보를 설정해 매출채권을 보장한다면 바로 인수작업을 추진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10월 임시 주총 개최…신규 투자자 추천 인사 이사진 합류

매출채권을 두고 양측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한국유니온제약의 의지는 확고하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진을 확정하고 경영 정상화 시기를 당기겠다는 의도다.

한국유니온제약은 19일 공시를 통해 오는 10월 21일 임시 주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8월 NBH캐피탈의 인수를 가정해 예고한 임시주총 내용을 변경했다. 8월 예고한 임시주총에서 내정된 NBH캐피탈 인사들이 빠지고 새 LP들이 추천한 새로운 인사들이 포함됐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조영진 맵스프라이빗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선임한다. 조 대표는 기존 장상철 NBH캐피탈 전무가 제외된 자리를 대체한다.

조 대표는 20년 이상 투자업을 경험한 인물이다. 2000년부터 5년간 UTC인베스트먼트 UTC생명공학펀드 대표펀드매니저를 지내며 제약바이오 투자를 담당했다. 이후 2006년부터 최근까지 인섹트바이오텍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맵스프라이빗인베스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NBH캐피탈이 추천했던 김한균 사외이사 자리에는 현승희 다산투자문 감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출신인 그는 KTB 투자증권 리테일본부 부사장과 산림조합중앙회 비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는 다산투자자문 감사와 이노인스트루먼트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사내이사에는 여말희 한국유니온생명과학 대표를 선임한다. 여 대표는 앞서 8월 공시에서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NBH캐피탈과의 인연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20년간 R&D를 경험한 만큼 한국유니온제약은 향후 신약 개발을 위해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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