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NH농협금융]NH농협캐피탈, 단임 관행 속 서옥원 대표 향방은개인·기업금융으로 체질 개선 시도…계열사 CEO 사표제출 요구 속 강호동 회장 의중 주목
김보겸 기자공개 2024-12-17 12:59:17
[편집자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후 NH농협금융의 첫 계열사 CEO 인선이 시작된다. 중앙회가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여서 대대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농협은행, 농협생명, NH농협캐피탈 NH아문디자산운용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변화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 기준이 될 계열사 CEO들의 경영 성과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사진)가 연임과 교체의 기로에 섰다. 지난해 취임한 서 대표는 농협중앙회는 물론 농협은행과 농협생명보험 등 농협금융 계열사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모두 아우를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지난해 대표로 선임됐다.'신경 분리(신용·경제부문 분리)' 이후 NH농협캐피탈 대표들이 단임에 그쳐 온 사실은 연임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취임 이후 서 대표가 체질 전환을 시도했지만 캐피탈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도 겹쳤다. 특히 농협중앙회 리더십 교체라는 변수가 연임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영업 확장 숨고르기에 순익 감소…건전성 지표는 양호
서 대표는 2023년부터 NH농협캐피탈을 이끌어왔다. 농협생명보험 부사장과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리스크심사본부장, 농협은행 영업본부장 등 주요 직책을 거치며 보험업과 은행업을 두루 경험한 여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에서 고루 전문성을 발휘하며 현장과 전략을 아우르는 경영 능력을 보여왔다.
취임 첫해인 2023년 서 대표는 '온통화합'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전직원이 하나가 돼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개인신용대출 심사 모델을 새롭게 개발하고 심사 전략을 전면 개편하는 등 내부 혁신에 나섰다. 이를 통해 개인금융 및 기업금융 부문 모두를 확대하려는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다.
다만 실적 면에서의 성과는 아쉬운 수준이다. NH농협캐피탈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09억원으로 전년 동기(782억원) 대비 9.3% 줄었다. 서 대표 취임 직전인 2022년 연간 순이익이 1031억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 전체 순이익이 전년 말 대비 24.2% 줄어든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외형 성장 면에서 숨고르기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지주의 지원 속에서 연간 15%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던 영업자산 성장률은 서 대표 취임 이후 4%로 줄었다. 개인신용대출 취급은 늘렸지만 부동산 업황이 악화하며 기업금융 취급을 줄였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경기심리 회복이 더뎌지면서 개인신용대출 자산을 적극적으로 상·매각했다. 그 결과 9월 말 기준 전체 영업자산 규모는 7조595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6% 감소했다.
부실자산을 적극 매각한 결과 업계 상위 수준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3분기 기준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8%를 기록했다.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업계 1위 신한캐피탈의 NPL 비율은 5.66%에 달하며 순이익 규모가 NH농협캐피탈과 비슷한 BNK캐피탈은 3.69%를 기록하고 있다.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체제·단임 관행은 변수
NH농협캐피탈은 과거부터 대표이사가 단임에 그쳐 왔다. 신경 분리 이후 역대 대표들은 대부분 한 차례 임기를 소화하거나 실적 부진으로 임기 도중 교체됐다. 전임 대표인 고태순 전 대표는 실적 부진으로 9개월 만에 교체됐으며 이구찬, 김종화 전 대표 역시 2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서 대표 역시 단임에 머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의 의중이 연임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 농협중앙회는 계열사 대표 인선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미 강 회장은 NH농협손해보험과 NH저축은행, NH선물 등 임기가 1년 남은 계열사 대표들에게도 사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손해보험은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고 NH저축은행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과는 상관 없는 사표 제출 요구를 두고 강 회장이 코드에 맞는 인사들로 계열사 사장단을 꾸릴 것이란 의지로 해석된다.
서 대표는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인물이다. NH농협캐피탈 역시 강 회장이 자신의 인사 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 회장 체제에서 NH농협캐피탈이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하게 될 지, 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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