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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이수페타시스 유증 금감원 제동에 난감한 NH증권전체 수수료만 수십억원, 추후 정정여부는 '미정'

김슬기 기자공개 2025-01-02 08:17:3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이수페타시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았다. 수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탄소나노튜브(CNT) 제이오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기존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방향 선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임했고 9월부터 이번 딜을 준비해왔다. 벌써 3개월 넘게 딜을 진행해 온 NH투자증권으로서는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는 다시 정정 신고를 할지 유상증자를 접을지는 회사의 선택에 달려있다.

◇9월부터 실사 NH증권, 대표주관 업무 '제동'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은 이수페타시스에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했다. 금감원은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게 처음이 아니다. 이달 2일 한 차례 정정 요구가 있었고 11일에 정정신고서를 냈으나 이번에도 반려 당한 것이다.

현재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인수회사는 신한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이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전체 물량의 40%, 신한투자증권이 40%, 신영증권이 20%를 인수하기로 했었다. 인수물량을 보면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동일하지만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만 담당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실사는 지난 9월부터 진행됐다. NH투자증권은 9월 중순부터 실무자들과 만나 발행회사가 원하는 자금조달 금액과 일정 등을 공유받았고 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 인수를 외부 발표한 11월 11일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사용목적)에 관한 실사를 진행했다. M&A 담당자 미팅도 따로 진행했다. 이후 11월 18일에 증권신고서를 최초로 냈다.


NH투자증권은 석달여간 유상증자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딜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해당 딜이 당초 처음 계획대로 이뤄졌다면 NH투자증권은 전체 유상증자 5498억원에 대한 대표주관수수료와 인수수수료를 각각 5억4982만원, 21억9928만원 등 총 27억4910만원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인수수수료 22억원 가량, 신영증권도 11억원 등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수페타시스는 주주들에게 업황이 꺾이고 있는 2차전지 관련업체 제이오 M&A에 대한 명분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고 심지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하면서까지 이를 인수하겠다는 게 문제가 됐다"면서도 "유상증자 주관사는 딜의 대리인일 뿐 발행사의 요구를 맞춰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 견제 안 되는 이사회, 두 번째 결정은?

첫 번째 정정 때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를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지난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일정 변경에 대해 가결했다. 이사회에는 최창복 대표(부사장)와 오욱현 공장장(전무), 양원호 관리본부장(상무), 양승한 경북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등 네 명이다. 이사회 내 사내이사 비중은 75%로 사실상 외부의 견제가 불가능하다.

최 대표는 2023년 3월 이수페타시스로 온 인물로 해당 회사의 모회사인 이수에서 경영기획담당 임원을 지낸 바 있다. 이수는 이수페타시스의 지분 21.19%를 보유하고 있고 이수의 최대주주는 김상범 회장(26.56%)이다. 사실상 이수페타시스 이사회의 결정은 모회사의 의중과도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두 번째 정정 요청으로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 강행과 철회라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게 됐다. 두 번째 정정 요청을 받은 뒤로 이수페타시스가 신고서를 다시 정정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와 금감원이 논의한 뒤 정정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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