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대작 프리뷰]'흥행 갈증' 엔씨소프트, '아이온2'가 열쇠될까6년 넘게 개발한 대작, 탄탄한 원작 팬덤 존재…흥행 난관은 높아
황선중 기자공개 2025-01-06 07:24:09
[편집자주]
2024년은 국내 게임업계에 유난히 혹독한 한 해였다. 신작 게임이 흥행했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미래를 향한 투자보다는 요란한 긴축 구호 아래연일 구조조정 소식만 전해졌다. 이와 달리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중국 게임사는 세계 시장을 공략할 만큼 체급이 커졌다. 국내 게임사는 2025년 신작 게임을 필두로 다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게임사를 중심으로 2025년 기대작을 미리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2025년 내놓을 기대작 <아이온2>는 회사의 오랜 고민거리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열쇠로 평가받는다. 흥행만 한다면 엔씨소프트는 오랜 기간 이어진 성장 정체를 돌파하고 글로벌 시장 존재감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온2>가 마주하고 있는 난관은 만만하지 않다.◇2025년 '아이온2' 출시, 전작 흥행에 기대감 'UP'
엔씨소프트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아이온2>를 개발하고 있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가 2008년에 출시했던 PC게임 <아이온> 후속작이다. 2018년 <아이온2> 개발 소식이 처음 전해진 이후 6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모바일게임이라는 기본적인 정보 말고는 대부분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에서 <아이온2> 관련 질문이 나오자 "게임 디자인, 전투 콘텐츠, 수익구조(BM), 마케팅 전략 등이 기존 엔씨소프트 게임과 확연히 다르고, 콘텐츠 규모 및 퀄리티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시장의 기대감이 상당한 배경에는 원작이 있다. 원작 <아이온>은 2008년 출시 당시 미국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지배하던 MMORPG 시장 판도에 균열을 일으킨 게임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게임성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다. 200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석권했다는 점이 방증한다.
더군다나 <아이온>은 북미와 중국, 일본 같은 세계 최대 게임 시장에서도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엔씨소프트 해외 영향력을 끌어올렸다. 이는 엔씨소프트를 넘어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게임 <리니지>도 이뤄내지 못한 일이었다. 그만큼 <아이온2> 역시 원작처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흥행관문, 식어버린 MMORPG 열기
하지만 흥행으로 가는 관문은 만만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MMORPG 장르에 대한 인기가 예전보다 뜨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유럽 이용자는 예전부터 다른 이용자와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MMORPG 장르를 선호하지 않았고, 요새는 국내 이용자마저 MMORPG 장르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 <블레이드앤소울> 후속작이었던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 실패에 대한 아픔도 간직하고 있다. <트릭스터> 후속작이었던 모바일게임 <트릭스터M> 역시 기대감은 상당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과거 <아이온> 인기가 뛰어났다는 점이 후속작 <아이온2>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 셈이다.
설령 <아이온2>가 어느 정도 흥행해도 수익성 개선은 별개의 문제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부정적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신작 게임마다 현금 결제를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는 이용자 친화형 수익구조(BM)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게임에서 현금 결제를 하지 않으면 게임사의 수익은 기대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게임사가 이용자 친화형 BM을 기반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우수한 게임성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뒤 저렴한 유료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아이온2> 역시 게임성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구조조정 덕에 영업레버리지 효과 상당할듯
그러나 <아이온2>가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흥행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엔씨소프트는 오랜 고민거리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오랜 약점이었던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키울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불과한 상태다.
아울러 지난 2021년 11월 <리니지W> 이후 4년 만에 대형 흥행작 발굴에 성공하면서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고 턴어라운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고정비를 감축한 만큼 신작 흥행으로 이익이 창출되면 수익성 개선 효과가 어느 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아이온> 탄탄한 팬덤이 있다는 사실은 흥행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라면서도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 시장이 과포화 상태인 만큼 게임 흥행을 위해서는 확실한 차별화 요인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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