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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해운업]호시절 지나갔나...고개드는 '운임 피크론'컨테이너, 긴 호황기 막바지…벌크·탱커, 완만한 운임지수 하락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17 07:37:45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업계가 긴 호황기를 끝내고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해운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고 글로벌 경기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국제 무역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 해운사들의 이익체력도 동반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MM을 비롯한 컨테이너선사와 팬오션 등 벌크선사, 흥아해운 등 탱커선사 모두 지난해까지 안정된 시황을 발판으로 호실적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 실적 성장세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제성장률 저하…수출입 물량 증가세

글로벌 주요 경제기구 등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 안팎으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4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3.2% 경제성장률을 예측했다.

IMF는 미·중 성장 둔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 세계 경제가 강한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완화가 이어지면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은 갖춰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국내 경제는 지난해 대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일 '2025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1.9%다. 지난해 대비 내수 회복은 이어지겠으나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 증대와 미·중 성장세 둔화 등 영향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해운 물동량에 직접 영향을 주는 수출 등 교역량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대비 올해 수출 1.3%, 수입 1.4% 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KDI는 지난해 대비 올해 수출 1.8%, 수입 1.2%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성장률과 별도로 교역량 증가세는 해운업계로선 반가운 일이다. 물동량이 많아질수록 각 해운사들의 수송량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해운산업은 전 세계 물류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운 의존도가 더 높다. 국내 수출입 물량의 99.7%를 해운이 맡고 있다.


◇꺾이는 시황…변동성 커진 해운산업

지난해 해운사들은 호항기를 구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홍해사태 등으로 운항노선이 장거리화되면서 시황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호황기에 진입한 해운업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물량이 제한된 가운데 신조발주 여파로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황은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해운사들이 올해는 일부 저조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었다.

특히 올해 컨테이너 해운시황은 긴 호황에서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과 탱커선 등 해운시황은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화 구간에 접어들었지만 변동선은 여전히 크다. 벌크선사, 탱커선사 등도 올해 전체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컨테이너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연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전주 대비 44.83포인트 오른 2505.17을 기록했다. 1년 전(1896.65) 대비 약 32% 높다. 2500선을 넘은 건 해운업 성수기인 지난해 9월 13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홍해 사태로 수에즈 통행이 막혔고 운항 기간이 2주 이상 더 걸리는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선박 수요도 증가해 운임 강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 동부 항만노조의 파업 가능성,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호황기 곧 끝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해 사태가 해소되는 시기에 따라 당분간 호황기가 유지될 수 있지만 수에즈운하 운행이 재개되면 폭락 수준으로 시황이 꺾일 것이란 에상이 지배적이다.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1015.00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점(2419.00) 대비 58% 가량 하락했다. 다만 최근 5년간 변동성이 컸던 장세에서 벗어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탱커선 시황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 수요 악재에도 불구하고 교역노선의 장거리화가 유지되며 지난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황의 하락 속도가 더딘 편이다. 지난해 9월까지 평균 31만dwt급 VLCC 1년 정기용선료는 1일당 4만6750달러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3만7000달러 정도로 내려왔다. 다만 통상 3만달러 이상이면 시황이 좋다고 본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컨테이너선 시황에 대한 단기 기대감은 있지만 추세적으로 영업환경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며 “홍해 사태 해소가 되면서 굉장히 빠르게 시황이 하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벌크선도 공급량 증가와 글로벌 경기 후퇴 등 영향으로 시황이 조금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탱커선의 경우 원유운송 등 유조선 시장은 여전히 괜찮을 것으로 보이고, 석유화확제품을 운송하는 제품선 시장은 일부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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