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해운업]컨테이너선 ‘대형화·쏠림화’ 국적선사 돌파구는시장 점유율 횡보…선박 줄이고 선복 키워 효율성 강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17 07:38:20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은 시황 악화에 맞서 대형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진행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위주의 선박 대형화와 선복 쏠린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국적선사 맏형인 HMM은 2017년 이후 해운재건 정책에 맞춰 2만5000TEU급 선박을 대거 도입하며 대형화를 시도했다. 또 글로벌 컨테이너시장 30위권 내에 진입한 고려해운과 SM상선 등도 선박 대형화에 동참하며 체급을 키웠다.
여전히 국적선사들의 체급은 글로벌 해운사와 비교할 때 미미하다. 그러나 변곡점에 들어선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해운시장 침체기와는 다르게 펀더멘털도 높은 수준이다.
◇컨테이너 시장, 10년간 지형변화 ‘대형화·쏠림화’
프랑스의 해운전문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글로벌 해운업계는 대규모 재편이 이뤄졌다. 컨테이너선 시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합종연횡과 대형화가 추진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상위 30위권 해운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큰 변화를 맞았다.
2014년 말 선복량 기준 전세계 컨테이너선 해운시장 공급량의 90% 가량을 상위 30개 해운사가 공급했다. 이 가운데 상위 10대사의 공급량은 63.9%를 차지했다. 사실상 상위 10대사가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을 장악해 공급과 운임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시 상위 10대사는 APM-Mearsk를 선두로 MSC, CMA CGM, COSCON, Hapag-Lioyd, CSCL, Hanjin Shg, MOL, APL 등 순이었다. HHM은 당시 현대상선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 2.0%로 15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2024년 말 현재 상위 30개사의 선복량 기준 글로벌 해운시장 점유율은 93.1%로 10년 만에 3.1%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각 해운사들은 매년 체급을 키우며 대형화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경쟁력이 없는 선사들이 도태되고 대형 선사들의 시장 지배력은 확장됐다.
이러한 흐름은 상위 10대사 점유율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2024년 말 상위 10대사의 컨테이너시장 점유율은 83.8%로 높아졌다. 2014년 말 대비 19.9% 가량 점유율이 상승했다. 상위 10대사가 그만큼 체급과 펀더멘털을 키워 글로벌 컨테이너시장을 장악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해운사가 순위 변화가 일어났다. 2024년 말 기준 상위 10개사는 MSC를 선두로 APM-Mearsk, CMA CGM Group, COSCO Group, Hapag-Lioyd, ONE, Evergreen Line, HMM, Zim, Yang Ming 등 순이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국내에선 해운산업 재편이 이뤄졌고 HHM이 점유율 2.9%로 8위에 안착했다.

◇체급 키우고 선복 늘린 국적선사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확장된 것은 그만큼 중소선사들에겐 위협적인 결과다. 대형사들은 선복량을 한층 키우며 중소선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 대양을 중심으로 정기선을 운항하던 대형사들은 인트라아시아 등 우리 해운사들의 주력시장인 연근해에서도 노선을 확장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당장 우리 해운사들에겐 대형화된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으로 이례적인 호황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해운사들은 특수를 누렸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대표 해운사들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체급을 키우고 선박을 대형화하며 체력을 길렀다.
2014년 말 기준 글로벌 30위권에 진입한 우리 해운사들의 선복량은 총 207척, 107만9584TEU로집계됐다. 옛 한진해운은 99척의 배를 보유하며 61만3259TEU의 선복량을 가지고 있었다. 이어 HMM이 58척, 38만2757TEU의 선복량을 기록했다. 고려해운은 50척의 배로 8만3568TEU의 선복량을 기록했다.
2024년 말 기준 글로벌 30위권 내에 진입한 국적선사들의 선복량은 총 158척, 111만1504TEU로 집계됐다. 선박은 49척 줄었지만 오히려 선복량은 3만1920TEU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HMM 80척, 89만4846TEU, 고려해운 66척, 15만6660TEU, SM상선 12척 5만9998TEU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따져보면 우리 해운사들은 2014년 1척당 5215TEU 규모의 선박을 운항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1척당 7035TEU의 선박을 운항 중이다. 우리나라 선사들도 대형화 추세에 맞춰 신조 등 방식으로 대형 선박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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