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세대 생존기]'이채윤 회장 체제' 리노공업, 지분승계 작업 '아직'②오너 중심 활발한 경영활동, 2세 영향력 미미
전기룡 기자공개 2025-01-17 08:30:05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노공업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이전부터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이채윤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초창기 투자한 신기술금융사(신기사)나 해외 자본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이력이 존재하지만 경영권 참여보다는 단순 투자 목적의 거래에 가까웠다.이 회장의 굳건한 지배력 덕분에 리노공업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했다. 다만 동시에 지분 승계작업은 미뤄졌다. 이 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 가운데 주요주주로 등재된 인물이 아직 없다. 이 회장이 1950년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심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 회장 지분율 34.66%, 최대주주 지배력 '굳건'
이 회장 일가는 리노공업이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됐던 1996년 당시 지분을 대부분 보유한 상태였다. 이 회장이 지분율 98.61%를 확보해 회사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나머지 1.39%는 이 회장의 자녀인 이정민 씨(1.29%)와 리노공업의 임원으로 활동했던 최주복 씨(0.1%) 몫이다.
이후 벤처투자업계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지분율에 변동이 발생했다.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와 부산벤처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2000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투자 유치와 맞물려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각각 2회, 1회씩 단행한 이력도 있다.
그 결과 이 회장은 79.95% 지분을 보유한 상태로 IPO 절차에 착수했다. 상장 과정에서 발행주식 수가 기존 530만주에서 663만주로 늘어나 이 회장의 지분율도 63.91%까지 떨어졌다. 초기 투자를 단행한 KTB네트워크(7.74%)와 우리사주조합(5.42%) 정도가 초창기 주요주주 명단이다.
이 회장은 이후 2003년과 2014년에 각각 장내매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했다. 기존 63.91%였던 지분율이 40.57%를 거쳐 34.66%까지 떨어졌다. 두 차례 이뤄진 무상증자 때문에 주식 수가 과거 대비 늘어나기는 했지만 지금도 지분 34.6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이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는 와중에 주요주주들은 꾸준히 바뀌었다. 해외자본이 코스닥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던 시기와 맞물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한때 리노공업 지분 15.2%를 보유한 2대주주 자리에 올랐던 기록 정도가 특이점으로 거론된다.
현재 이 회장을 제외한 주요주주는 단 2곳뿐이다. 미국계 머추얼펀드인 와사치 어드바이저(Wasatch Advisors, Inc.)가 리노공업 지분 9.08%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지난해 9월 리노공업 지분율이 4.41%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추가 매입을 통해 다시 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지분가치 1조, 향후 셈법은
이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지켜왔던 만큼 이사회 내 영향력도 상당하다. 3년 임기의 사내이사 자리를 8회 연임했다. 다른 사내이사들도 이 회장과 초기 단계부터 합을 맞쳐온 인물들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용기 상무와 정병준 상무(영업담당)로 이들은 각각 7회, 6회씩 사내이사 자리를 연임한 이력이 있다.
다만 이 회장의 여전한 경영활동에도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그가 1950년생 75세이기 때문이다. 고령인 만큼 지분승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을 제외하고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오너일가는 아직 전무하다.
경영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2세도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민 이사뿐이다. 1984년생인 이 이사는 리노공업 내에서 신규사업 개발과 영업 업무를 수행했다. 2022년 말부터 이사회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재직기간(8년)은 짧은 편이다.
이 회장이 이 이사에게 지분 전량을 증여하는 방법을 선택할 경우 막대한 세금이 예상된다.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약 1조500억원이다. 정부가 연매출 5000억원 미만 기업에 최대주주 할증(20%)을 가산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5000억원을 상회하는 증여세가 도출된다.
매각을 선택하더라도 잠재적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에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20%)만 가산해도 몸값이 1조2000억원을 넘는다. 여기에 리노공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432억원과 금융기관예치금 3000억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리노공업이 꾸준히 M&A 시장의 잠재 매물로 거론되지만 현재까지도 진척이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더벨은 리노공업 측에 지분 승계 등 향후 행보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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