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 사태 여파' KKR, DIG에어가스 인수 성공할까 '산업가스 오랜 관심' 참전 기정사실 관측, 금융기관 평판 악화 변수 거론
감병근 기자공개 2025-01-16 08:04:5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가스 제조업체 DIG에어가스의 매각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동종업체 인수전에 빠짐없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참전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다만 '악셀그룹 사태'로 국내 금융기관 사이에서 평판이 낮아진 점은 인수 성사의 변수로 거론된다.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은 보유 중인 DIG에어가스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IB 1~2곳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전에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및 대기업이 뛰어들 전망이다. 수조원대로 거론되는 DIG에어가스의 몸값을 감당 가능한 곳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이 중 KKR은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데다 그동안 국내 산업가스 제조업체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이 최종 승리한 2019년 DIG에어가스(당시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에도 KKR은 참여했다. 이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경기 이천 설비,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 등 산업가스 제조업체 딜에 잇달아 등장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작년 하반기 매물로 나온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수금융 대주단까지 윤곽을 잡는 등 인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갑작스럽게 매각이 중단되는 변수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DIG에어가스 매각이 KKR의 제안에서 시작됐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가 무산되자 KKR 측에서 바로 잠재 매물인 DIG에어가스 매각을 맥쿼리자산운용에 타진했다는 설명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에 진심이었던 KKR, 브룩필드 등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DIG에어가스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제안한 조건이 맥쿼리 측 눈높이를 어느 정도 맞추면서 매각이 본격화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KKR의 인수전 참여가 기정사실로 여겨지지만 최종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다수다. 특히 작년 말 악셀그룹 사태 여파로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이 KKR과 협업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기관은 2022년 KKR이 진행한 유럽 자전거 제조업체 악셀그룹 인수에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약 20억유로(2조75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가운데 2000억원가량이 국내에서 조달됐다.
문제는 악셀그룹 실적 악화로 KKR이 인수금융 대출을 삭감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당초 80% 규모로 삭감을 요구하다 대주단 반대로 40%대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례적 대출 삭감 요구와 소통 부족 등으로 인해 국내 금융기관의 KKR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악셀 사태 이후로 금융기관이 KKR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진 게 사실"이라며 "DIG에어가스 인수를 위해서는 조단위 인수금융이 필요한데 KKR이 국내에서 신디케이트 론 형태로 이 정도 자금을 모집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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