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VC 로드맵]김준민 메타인베 대표 "LP 세컨더리 활성화 원년""민간출자자 유입 위해선 시장 활발해져야…GP 주도 솔루션 제공 선도할 것"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05 08:01:31
[편집자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벤처캐피탈(VC)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혹한'을 견뎌 온 VC업계에는 큰 긴장감이 감돈다. 더벨은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VC 수장들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하우스별 펀딩과 투자, 회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4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기가 도래했으나 청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펀드가 그 어느 때보다 많다. GP(운용사) 주도의 LP(출자자)지분 세컨더리 거래가 한국에서 본격화 할 시기다."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최초의 LP 세컨더리 전문 운용사로 출발했다. LP 세컨더리는 투자한 기업의 구주를 넘겨받는 일반적인 세컨더리 거래와 달리 펀드 출자자들의 지분을 유동화 하는데 방점을 둔 거래다.
김 대표는 "그간 다양한 출자자(LP)들에게 LP 세컨더리 투자시장을 설명해 온 만큼 올해 큰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500억 펀드 10개월만에 소진 마쳐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김 대표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LP 세컨더리 전문운용사다.
1972년생으로 KAIST에서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원익투자파트너스와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엔베스트 등을 거치면서 LP 세컨더리 투자 전문가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김 대표는 "지난해 규모의 성장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설립 이후 빠르게 운용자산(AUM) 규모를 늘려갔다. 지난 2023년에는 500억원 규모 메타 세컨더리제2호 PEF를 결성하며 AUM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펀드를 결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성한 펀드의 투자와 운용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돌아봤다. 그는 "2023년 10월에 투자를 시작한 500억원규모 세컨더리 2호펀드를 10개월만에 전액 소진했고, 벌써 회수실적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현재 3000억원가량의 AUM 중 2916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펀드들이 약정총액의 90%가량만 투자 하는 것을 감안할 때 높은 소진율이다. 이중 절반 이상인 55%가량이 LP 세컨더리 투자로 투입됐다. 프리IPO와 그로쓰, 바이아웃 투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가 펀드 출자자들에게 분배한 금액은 800억원가량이다. 김 대표는 "현재 전체 AUM의 27%가량을 분배했는데, 회수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레이징 측면에서는 주요 LP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공제회들은 해외투자를 통해 LP 세컨더리펀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국내에 이런 투자를 하는 하우스가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며 "국내 주요 출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LP세컨더리 시장과 메타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실적을 잘 설명해왔고 올해는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는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위한 디딤돌을 놨다. 한국성장금융투자가 진행한 성장사다리2 출자사업 세컨더리 앵커 분야에 하나캐피탈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했고, 최종 GP로 선정됐다. 250억원의 앵커 출자금을 바탕으로 1000억원 이상의 펀드 결성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은 시장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하나캐피탈과 시너지를 통해 펀드 결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상황이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회수시장은 사이클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1999~2000년 벤처투자 붐이 일어난 이후 2002~2005년 회수시장의 어려움이 이어졌는데, 2021~2022년 비슷한 양상의 투자 붐이 일어났고, 2023년~2025년 회수시장의 어려움이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올해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시장의 분위기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2022년까지 내부에서 현금흐름(Cash flow)가 발생하지 않는 기업에 외부의 현금으로 존재의미를 부여하며 밸류에이션 오버슈팅이 이뤄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LP 세컨더리 투자 시장에선 기회가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그는 "보유한 지분을 현금화하고자하는 LP들의 니즈가 매우 높은 상태이며 LP지분의 가치도 하락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 VC와 PE 펀드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거래 1000억 못미쳐…'2조 이상' 포텐셜
김 대표는 LP 세컨더리 시장의 활성화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벤처펀드에 민간 출자자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벤처펀드 출자 지분의 유동화 옵션이 늘어나야 한다"며 "LP 지분을 유동화하는 LP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되면 민간LP의 VC 출자가 훨씬 안정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VC·PE 시장규모 대비 LP 세컨더리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국내 연간 LP세컨더리 딜 거래액이 1000억원 미만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 이상을 메타인베스트먼트가 소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4년 글로벌 전체 LP 세컨더리 시장은 1400억달러(약 204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며 "우리나라의 VC·PE 시장의 전체 규모가 글로벌 시장의 1~2%가량을 차지하는 걸 감안할 때 2조~3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P 주도(GP led) 세컨더리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고자 한다. GP led 세컨더리란 만기가 다가온 펀드의 GP가 주도해 LP들의 출자금 유동화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을 뜻한다. 메타인베스트먼트가 2020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테일엔드 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테일엔드 거래는 만기가 임박한 펀드의 잔여 자금을 통째로 매입해 새로운 펀드로 넘기는 방식이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캡스톤파트너스와 함께 440억원 규모 '메타 벤처자산 유동화 제1호PEF'를 결성해 캡스톤3호벤처투자조합의 잔여자산을 모두 이관받았다.
그는 "글로벌 VC·PE 시장에서 2016년을 기점으로 GP led 세컨더리 기법이 본격화했고 이런 기법이 전체 LP 세컨더리 시장의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며 "2025년 기준 국내에도 만기도래 펀드의 자산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GP led 세컨더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일엔드 방식뿐 아니라 추가자금을 투입(Top-up Capital infusion)하는 형태의 세컨더리 구조 도입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과 국내의 법규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형 딜 구조를 구상해 LP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성장사다리2 출자사업 GP자격을 따며 결성에 나선 펀드를 통해 GP led 세컨더리 딜을 수행하며 트랙레코드를 적극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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