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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역대급 분기실적' 산일전기, 트럼프 리스크 넘을까4Q 영업익 340억, 전년비 609% 증가…과도한 미 의존도는 과제

유나겸 기자공개 2025-02-11 08:20:2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일전기가 전선업 호황기에 힘입어 역대급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부품인 인버터용 특수변압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다만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글로벌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제기된다. 현재는 전력망 교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슈퍼사이클’로 인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사이클이 종료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정책 변화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 30%대 유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일전기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84억원, 34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8.5%, 609.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분기 매출 1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산일전기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40억원, 10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5.7%, 135% 증가했다. 이는 산일전기가 지난해 초 제시한 목표치인 매출 32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4분기에는 2공장 설립 관련 비용, 전 직원 성과급 지급, 임원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31%를 유지했다.

전선업계에서 영업이익률 30%대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선업계와 같이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 특성상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실적 성장의 주된 동력은 변압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변압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했다. 북미 전력망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산일전기의 매출 구조는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23년 4분기 기준 수출과 내수 비중은 각각 79.3%, 20.7%였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92.8%, 7.2%로 변화했다. 국가별 매출 비중도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2023년 4분기에는 미국 시장 비중이 91%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미국 68.3%, 유럽 26.1%, 일본 3.1%, 기타 국가 2.5%로 분포가 확대됐다. 이는 유럽에 본사를 둔 고객사의 미국향 신재생에너지 주문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에 본사를 둔 고객사에 변압기를 납품하더라도 최종 사용지가 미국향인 주문이 증가하고 있단 뜻이다.

특히 산일전기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부품인 인버터용 특수변압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기업에 이를 공급하며 30년 이상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제너럴일렉트릭(GE), 도시바&미쓰비시(TMEIC) 등 글로벌 기업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버터용 특수 변압기를 납품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제

다만 일각에서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전선업계는 변압기 등의 수명이 20~30년으로 길어 호황기와 불황기가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현재는 변압기 교체 주기에 따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슈퍼사이클로 볼 수 있지만 이 사이클이 종료될 경우 특정 시장과 고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성장 지속성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단 것이다.

산일전기는 미국 시장과 신재생 에너지용 변압기 수주 비중이 높아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4분기 미국 매출 비중은 91%였으며 지난해 4분기에도 68.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GE에 공급하는 몰드변압기는 풍력 발전 관련 산업에 납품되는 제품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축소되고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2011년 미국 정부가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사례가 있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당시에는 미국 내 기업들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던 반면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AIDC) 증가 등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자국 내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하더라도 한국 기업에 관세를 부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정부가 전력망 공급을 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 트럼프 집권 이전부터 대비하고 있었다"며 "신재생 쪽으로 수주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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