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생크션 리스크]부실 초래한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여전히 '횡행'1년간 29건 제재, 리스크 분산 어려워 건전성 악영향…가이드라인 통해 내부통제 강화
유정화 기자공개 2025-02-21 12:48:59
[편집자주]
새마을금고는 마을 공동체 단위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다. 태생부터 '지역금고'라는 특수성에 기대 수십년간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에서 벗어나 운영됐다. 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대규모 인출사태(뱅크런)를 비롯 횡령, 불법대출 등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배경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태가 악화하자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쇄신에 힘쓰고 있다. 더벨은 그간의 새마을금고의 제재 현황을 살펴 보고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신 기능이 있는 금융기관은 '동일인 대출한도 규제'를 받는다. 말 그대로 특정 개인 또는 법인에 일정 한도 이상의 대출을 제한한다는 의미다. 특정 차주에게 과도한 대출을 진행할 경우 금융기관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분산해 건전성을 관리하도록 만들어진 규제다.동일인 대출한도 위반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역금고에 부과한 제재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단골' 이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커지며 다수 지역금고의 건전성이 악화했는데,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정 지역금고는 자기자본의 74.6%에 달하는 대출을 내줘 중앙회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제재사유 '1위', 자기자본 대비 75% 초과 사례도
새마을금고중앙회 제재 현황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지역금고가 받은 제재건은 총 106건이다. 이 가운데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 실행'으로 제재를 받은 건은 29건에 이른다. 해당 규제를 위반한 건이 전체 27.4%에 달할 정도다.
새마을금고법 제29조 1항에 따르면 동일인 대출한도는 직전 사업연도 말 자기자본의 20% 또는 총자산의 1% 중 더 큰 금액을 기준으로 설정된다. 다만 감독기준에 따라 총자산 기준 7억원, 자본기준 5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동일인 대출한도 규제는 부실금고를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다. 대출이 집중되면 차주에게 리스크를 분산할 수 없고, 취급한 대출에서 부실이 날 경우 각 금고가 받는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를 피하기 위해 지역금고를 돌며 '쪼개기 대출'에 나선 사례 역시 부실금고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규제 위반은 지역금고 전체에 만연해 있다. 가령 부산 중구의 자갈치금고에선 자기자본의 74.6%에 이르는 금액을 특정 기업에 대출해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외에 특정 채무자에게 특혜성 금리 제공, 특정 감정평가법인 선정을 위한 전산 조작 등이 적발됐다. 처벌 수위는 임원 1명 견책, 직원 2명 감봉·1명 징계면직이다.
이외에 북부천새마을금고에서는 실채무자 3명에 대해 대출 취급 과정에서 동일인 대출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34.0% 초과하는 대출을 실행하기도 했다. 담보가치가 부풀려진 외부감정평가서를 근거로 대출가능금액을 초과하는 대출을 취급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제재에 따라 담당 임원은 견책 처리됐다.
◇모범규준에 '동일인' 판별 기준·사후관리 프로세스 명시
그간 각 지역금고가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행위를 잡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특정 개인의 경우 자체 전산망을 통해 쉽게 걸러낼 수 있지만 문제는 동일인을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다. 대다수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은 법인이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 발생한다.
가령 한 채무자가 사업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고 실제 대출 자금은 실소유자 법인으로 들어간다면 이는 규제 위반이다. 그러나 적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대주주, 계열사, 특수관계인의 대출 내역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독립채산제 형태다. 전국 1300여개에 달하는 지역금고가 사실상 독립 법인처럼 운영되고 있다. 금고간 자금 흐름이 공유되지 않다 보니 규제 위반이 반복됐다. 그간 새마을금고중앙회 내 상시감시부를 통해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행위를 감시해왔으나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10월 사고예방,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행정안전부와 함께 마련한 '새마을금고 사고예방업무가이드'를 도입했다. 최근 3년간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수신 및 현금관리·내부통제 및 조직관리·기타 등 4대 분야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사례를 임직원이 점검해야 할 32개 항목으로 정리했다.
새마을금고 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는 동일인을 판별하는 기준을 명시하고, 자체 점검 기준, 사후 관리 프로세스 등 내용이 담겨 있다"라면서 "지역금고가 요청할 경우 각 지역에 있는 금고별 자금 흐름을 추적해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여전사경영분석]메리츠캐피탈, 자산성장세 회복…수익성 과제 남아
- [저축은행경영분석]푸른저축, 반토막 순익 불구 과감한 '고배당' 속내는
- [컨콜 Q&A 리뷰]배당 건너뛴 한화생명…올해 세운 재원 확보 계획은
- [IR Briefing]삼성생명 "화재 지분 추가확보 계획 없다"
- [IR Briefing]삼성생명, 주주환원 계획에 붙은 '물음표'
- [보험경영분석]삼성생명, '2조 클럽' 재진입…본업 부진은 아쉬워
- [이사회 분석]IBK저축, 7인 이사진 체제 재구축…내부통제위 '재편'
- [보험경영분석]동양생명, 사상 최대 순익 대조되는 역대 최저 킥스비율
- [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BNK금융, 달라진 자본운영 방침에 CET1비율 '신바람'
- [우리금융 내부통제 리뉴얼]표준 된 내부통제위, 윤리경영실로 한발 더 나갔다
유정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경영분석]푸른저축, 반토막 순익 불구 과감한 '고배당' 속내는
- [이사회 분석]IBK저축, 7인 이사진 체제 재구축…내부통제위 '재편'
- [J트러스트 계열사는 지금]두 저축은행 엇갈린 전략…실적 개선 키는 '중금리·IB'
- [새마을금고 생크션 리스크]부실 초래한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여전히 '횡행'
- [J트러스트 계열사는 지금]'전략통' 박중용 대표, 경영 핵심 키워드는 '기업금융'
- 우리금융저축, 새 재무수장에 '영업통' 이정묵 상무
- [새마을금고 생크션 리스크]감독 부실이 만든 '불법 지대'…도덕적 해이 '심각'
- [저축은행중앙회 차기 리더는]깊어지는 중앙회의 고민…이사회 '회추위' 논의 촉각
- 한투저축, 3500억 규모 PF사업장 매물로 내놨다
- [저축은행경영분석]IBK저축, 건전성 악화 끊었지만…적자 2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