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외부출자 유치' 카카오벤처스, 소송에 발목? 2021년부터 내부출자 기조, 스타트업코리아펀드로 재개…신협 탈락 고배
최윤신 기자공개 2025-03-04 09:23:5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간 외부 출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지 않았던 카카오벤처스가 약 4년만에 외부 출자유치에 나서며 이목을 모은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오랜만에 외부 출자자가 포함된 펀드를 만들었지만 펀드 대형화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선 카카오벤처스가 진행하고 있는 임지훈 전 대표와의 소송전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28일 VC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신협중앙회 VC 출자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신협중앙회의 첫 VC 출자사업에는 20곳이 넘는 VC가 제안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이 중 6개의 숏리스트에는 포함됐지만 최종 문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하우스는 AFWP, DSC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카카오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었다. 이 중 LB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 AFWP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업계는 카카오벤처스가 오랜만에 뷰티 콘테스트에 참여한 점에 주목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앞서 지난 2021년 이후 외부의 출자를 받지 않고 펀드를 만들어왔다. 2020년 말 결성한 1044억원 규모의 '카카오그로스해킹펀드'가 마지막 외부 출자를 받은 펀드였다.

카카오벤처스가 왜 노선을 변경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선 당시 일반지주회사 CVC제도 도입이 본격화했던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몸을 사렸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당시 일반지주회사가 자회사로 VC를 설립하는 게 허용됐지만 외부 출자금을 40% 아래로 낮춰야 하는 제한이 있었다. 이에 반해 카카오벤처스는 이런 규제에서 자유로웠다. 카카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지만 카카오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카카오가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다양한 논란을 겪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눈치를 보지 않을 순 없었을 것이란 시각이 힘을 얻는다. 공정위는 실제 그 해 케이큐브홀딩스 등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벤처스가 외부에서 출자금을 받는 것에 부담이 있었을 공산이 크다.
실제 카카오벤처스는 2021년 말 만든 카카오코파일럿제1호펀드와 2023년 5월 만든 카카오코파일럿제2호펀드를 외부의 출자금 없이 만들었다. 카카오그룹이 전액 출자했는데, 펀드의 규모는 300억원대로 크지 않았다.
카카오벤처스가 외부 출자금 유치에 나선 건 이후 약 4년여만이다. 지난해 4월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원칙 위배와 관련한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이후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한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을 통해서 물꼬를 틔웠다. 이 출자사업은 민간LP의 벤처캐피탈 출자 마중물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마련됐고, 카카오모빌리티가 민간LP로 참여했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은 참여한 출자자들이 LP를 '셀프선발'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샀고 실제 복수의 민간LP가 관계사인 GP에 출자를 결정했다. 민간LP 계열을 둔 카카오벤처스도 최종 GP로 선정됐다.
4년만의 외부출자금이 포함된 펀드 결성은 완료됐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을 기반으로 총 400억원의 자금을 모아 클로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벤처스가 신협중앙회의 출자사업에 제안서를 낸 건 이 펀드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숏리스트에 드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결론적으로 펀드의 규모를 키우는데는 실패했다. 특히 2022년 신기사 라이선스를 딴 AFWP가 우협 대상으로 선정되는 이변이 나왔다. 숏리스트 6곳은 대형사 4곳과 중소형사 2곳으로 구성됐다. 사실상 카카오벤처스와 AFWP의 경쟁구도였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벤처스가 초기투자를 통해 좋은 수익을 거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 외적인 부분에서 고려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임지훈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와의 소송이 진행중이라는 점이 리스크요인이 됐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3월 두나무 투자를 이끌며 카카오벤처스 성장을 이끈 임 전 대표는 약속된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임 전 대표는 1심에서 패소했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LP라면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연기금이나 금융기관 등 보수적인 출자자들은 심의 과정에서 소송이나 제재 내역을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며 "소송이 진행중인 과정에서는 외부 출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근래 두번째 펀드 청산 시점이 도래하면서 회수실적이 가시화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외부 출자에 지원했다"며 "펀드 규모를 무분별하게 키우려는 것은 아니며 전략에 부합하는 출자사업이기 때문에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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