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셍 ELS, 녹인 가능성 배제못해 발행액 5조원 넘어…7000 후반대 진입하면 녹인 가능성
이상균 기자공개 2013-07-23 08:46:16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8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종목형 ELS에서 대거 녹인(knock in·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이 발생하면서 ELS 발행시장이 지수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수형 ELS의 발행비중이 90%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선호되는 기초자산 조합이 코스피200+홍콩항셍(HSCEI)지수다. 올 상반기 발행액만 5조 원이 넘는다. 증권사에서도 지수형 ELS의 안정성이 높다며 투자를 적극 권유하는 상황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종목형 ELS인 코스피200+홍콩항셍(HSCEI) 조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기초자산의 주가가 녹인에 진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견고해 보이던 HSCEI의 최근 주가흐름도 불안감을 노출시키고 있다.
◇HSCEI+코스피200 ELS, 전체 발행액의 20%
동양증권리서치센터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200+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발행액은 총 5조430억 원을 기록했다. 기초자산 조합으로는 가장 선호도가 높다. 두 개 지수 모두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주가흐름도 안정적인 것이 인기의 주요인이다. 2위인 코스피200+S&P500 ELS의 발행액이 2조6000억 원 수준인 것에 비해 발행액이 2배 가까이 많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10조 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ELS 총 발행액이 47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중이 20%를 넘는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특정 기초자산에 ELS 발행이 몰리는 것 자체가 시장에 좋지 않은 현상"이라며 "기초자산을 대만이나 일본, 유럽 지수 등으로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200+HSCEI ELS의 수익을 좌우하는 기초자산은 단연 HSCEI다. 코스피200의 경우 지난 1년간 최고점은 270.74, 최저점은 230.18로 그 차이가 40포인트 안팎에 불과하다. 범위를 최근 7개월로 좁혀 코스피지수를 살펴보면 최대 변동 폭은 고작 11.34%다.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기초자산의 최초 기준가 대비 50~60% 수준으로 떨어지는 녹인이 발생할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HSCEI 역시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주가지수가 대부분 1만 이상을 형성했고 최근 1년간 최고점도 1만2354.22(2013년 2월 4일)로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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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월말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HSCEI 지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난 6월25일에는 8640.85로 1년래 최저점을 경신했다. 18일 기준 주가지수는 9504.13으로 당시에 비해 약간 오른 상태다.
ELS 만기가 보통 3년인 것을 감안해 HSCEI의 최근 3년간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최고점은 1만4204.13(2011년 11월12일)이다. 녹인 수준을 최초기준가의 50~60%라고 가정할 경우 HSCEI 주가가 7102~8522를 기록하면 녹인에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1만4000대에서 발행한 ELS가 대부분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는 1만2000대에서 발행한 ELS가 미상환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결국 최초 기준가를 1만2000대에서 가장 높은 1만2900으로 설정하고 녹인을 50~60%라고 가정하면 HSCEI의 주가가 7740 밑으로 떨어지는 순간부터 녹인에 진입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주가에서 18.5%(1764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투자자 입장에서 안심할 수 있는 주가수준이 아니다.
◇HSCEI ELS 녹인 진입하면 코스피200 변동성 상승
만약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가 녹인 구간에 진입할 경우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종목형 ELS의 녹인 진입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우선 연간 발행액의 20%가 넘는 ELS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ELS 전체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해지게 된다. 이미 2000년대 중반 닛케이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가 대거 녹인에 진입하면서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손실을 기록한 사례가 있다.
HSCEI의 녹인 진입이 이뤄질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녹인에 진입하기 이전의 ELS는 롱 감마 헤지전략을 사용한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떨어지면 사고, 올라가면 파는 방식이다. 반면 녹인에 진입한 이후에는 정반대인 숏 감마 헤지전략을 적용한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떨어지면 팔고 오르면 사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롱 감마 헤지전략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반면 숏 감마 헤지전략은 변동성을 늘린다는 것이다. 즉, HSCEI의 녹인 진입으로 HSCEI와 함께 가장 많이 기초자산으로 설정돼 발행한 코스피200의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종목형 ELS가 녹인을 친 후에 해당 기초자산의 주가가 반등하는 이유가 헤지전략이 바뀌기 때문"이라며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의 발행량이 워낙 많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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