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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YB가 뛴다]'기나긴 경영수업' 나선 형제, 승계는 '아직'[남양유업 홍진석 상무·홍범석 차장]핵심부서 배치…지배구조에선 빠져 있어

이효범 기자공개 2016-01-20 08:50:4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5일 10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1974년 기획실 부장으로 경영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임원을 거쳐 1990년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전면에 나섰다.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 홍도영 명예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기까지 경영 수업 기간만 27년이 걸렸다.

홍 회장의 두 아들인 장남 홍진석 상무와 차남 홍범석 차장도 기나긴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이들 형제는 아직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전례가 없다. 유학파라는 점과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정도가 알려진 전부다. 이북 출신의 홍 명예회장 시절부터 언론 등과의 접촉을 꺼리는 보수적인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남양로고
홍 상무는 2007년 남양유업에 첫 발을 내딛고 2012년 상무로 승진했다. 그가 처음 익힌 업무는 생산전략이다. 생산전략은 남양유업 경영의 기본을 익힐 수 있는 직무다. 실제 우유 생산공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생산과정 전반에 관여한다. 현재는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홍 차장은 형보다 2년 늦은 지난 2009년 입사 이후 생산전략부문장으로 실무를 전념하고 있다. 이는 '밑바닥 부터 배워야 한다'는 홍 회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남양유업에서 생산전략부문과 경영기획본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부서다. 업종의 특성상 생산전략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수요에 비해 우유 생산량이 많을 경우 재고가 쌓이게 된다.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 우유의 특성상 처리하지 못한 재고는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을 주는 요인이다. 그렇다고 우유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책정한다면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경쟁업체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우려도 있다.

홍 차장이 몸담고 있는 생산전략부문과 형인 홍 상무가 있는 경영기획본부는 수요를 예측해 생산량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하고 수익성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부서다. 생산전략과 경영기획으로 나뉜 각 분야에서 형제가 손발을 맞춰가며 경영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두 형제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점과 달리 남양유업의 지배구조에서는 한발짝 떨어져 있다. 남양유업을 비롯해 계열사 지분조차 보유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 승계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또 이들 두 형제는 남양유업의 등기이사에는 오르지 않아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배제돼 있다.

남양유업의 지배구조는 꽤 단순하다. 올해 9월 말 기준 홍 회장이 남양유업의 지분율 51.6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부인인 이운경 씨와 홍 회장의 형제들이 각각 1%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남양에프앤비와 금양흥업도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지분 절반 이상을 거머쥐고 있는 홍 회장에게 지배력이 집중돼 있다.

홍 회장이 1950년생으로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도 승계작업을 미뤄둔 이유로 풀이된다. 또 홍 회장은 최근 수십억대 탈세와 차명주식 보유에 대한 혐의 중 탈세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경영활동에도 무리가 없는 상태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경영권 승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홍 회장이 단기간 내에 승계 작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회사 전반적인 업무를 직접 관여할 정도로 꼼꼼한 스타일을 고려할 때 장기간 홍 회장이 남양유업을 지배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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