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펀드, 뷔페보다 제철 맛집 [판매사 펀드 라인업 분석] 황준석 신한은행 투자상품부 부부장
김슬기 기자공개 2017-04-17 08:26:12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3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프레젠테이션(PT)을 하거나 가벼운 티미팅을 할 때의 표정이나 표현 등을 살피다 보면 어떤 마음으로 운용을 하고 있는지 대략 알 수 있어요. 딱 꼬집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펀드 매니저들이 '시장을 잘 타고 있어서 굉장히 업(Up) 되어 있구나' 혹은 '운용을 잘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시장을 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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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신한은행 상품개발부로 자리를 옮겨 구조화예금과 사모펀드 상품전략을 담당했다. 2012년 이후에는 투자상품부에서 공모펀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펀드를 운용할 때는 운용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상품을 고르는 입장이 되어보니까 오히려 시장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총 746개의 펀드(2월 1일 기준, 대표펀드 기준)를 가판대에 올려놓고 있다. 그 중 해외펀드는 189개, 퇴직연금 128개, 연금저축 75개이다. 은행권에서는 가장 다양한 펀드를 팔고 있다. 신한은행은 펀드의 개수를 늘리기 보다는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잘 맞는 펀드를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계열 자산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에 잘 맞는 펀드를 만드는 일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 펀드상품팀, 공모펀드 전담…펀드 라인업 및 추천펀드까지
신한은행 내에서 펀드라인업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투자상품부이다. 그 안에서도 펀드상품팀이 공모펀드를, 펀드구조화팀이 사모펀드를 맡고 있다. 황준석 부부장은 펀드상품팀을 이끌고 있다.
펀드상품팀은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펀드라인업부터 펀드 추천까지 공모펀드에서 다룰 수 있는 전반적인 업무를 이 팀에서 진행한다. 투자자산전략부가 전반적인 하우스뷰(House View)를 내놓으면 펀드상품팀은 가지고 있는 펀드 중에서 시장 상황에 잘 맞는 펀드를 고르거나, 새로운 펀드를 찾는다.
가령 대형주 중심의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 현재 신한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형주 펀드는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본다. 또 현재 가지고 있지 않지만 눈에 띄는 펀드들이 있는지 등을 그때그때 비교한다. 라인업에 없는 펀드가 더 우수하다고 판단될 경우 상품심의를 거치게 된다.
신규펀드를 라인업에 올릴 때에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동시에 진행한다. 정량평가는 해당 펀드의 운용성과 및 설정액을 본다. 주식형펀드의 경우에는 PER(주가수익비율)나 PBR(주당순자산가치) 등도 감안한다. 이후 펀드 매니저 미팅 등을 진행해 그가 가진 시장에 대한 판단이나 운용스타일, 운용철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PT 이후에는 상품 관련 부부장들이 모여서 해당 펀드를 라인업에 넣을지 결정한다. △소비자보호 △리스크관리 △영업 △시장 분석 담당자 등이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해당 협의체는 최소한 6명으로 구성되며 상품의 특성에 따라 관련부서 담당자들이 추가된다.
그는 "현재 부서에는 행내 공채 직원이 절반 정도고 나머지는 자본시장 경험이 있는 경력직원"이라며 "은행 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면서 시장의 움직임에 맞는 전략을 발빠르게 짤 수 있게 구성됐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직접 상품 만든다…'신한커버드콜' 일본 시장 벤치마킹
신한은행은 공모펀드가 소외받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상품이 어떤 게 있는지 논의를 거듭했다. 신한은행이 벤치마킹한 시장은 바로 일본이었다.
그는 "흔히 일본과 한국의 시장이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일본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상품들을 찾아보니 커버드콜(Covered Call)이나 더블데커(Double-Decker) 상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얻는 상품이다. 더블데커는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지만 자국 통화가 아닌 투자자가 선택한 통화로 운용하는 통화선택형 상품이다. 환차익과 채권이자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더블데커 상품보다는 커버드콜 상품이 국내 시장에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협업해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PWM 채널을 통해 두 차례 판매한 이후 공모펀드로 내놓았다. 이 상품이 바로 '신한BNPP커버드콜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이다. 출시 10개월 만에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누적수익률은 11.79%다.
그는 "국내에서도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가 있었으나 프리미엄으로 얻는 수익보다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큰 두각을 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는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 상승분을 충분히 가져갈 수 있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런 판단은 적중했다.
그는 "현재는 상품이 가장 플레인(Plain)한 상태이기 때문에 차기 버전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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