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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진흥공사, '해운사 지원용' 자금조달 어떻게? 증자·공사채 발행 등 자본확충 고심…현대상선 20척 신조 첫 과제

고설봉 기자공개 2018-08-07 08:22:2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6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한 달을 맞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양진흥공사)가 자본확충에 착수했다. 설립 목적 중 하나인 국적 선사들의 신조발주 지원을 위해서다.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선사들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며 해양진흥공사가 자본금 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주주인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증자를 받아 자본금을 확충할 계획이다. 더불어 공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선사들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진흥공사는 법정자본금 5조원, 초기 납부자본금 3조1000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그러나 실제가용할 수 있는 현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존재하던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해운거래정보센터 등을 흡수·통합해 출범한 만큼 자본금 대부분이 현물 출자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양진흥공사 설립과 동시에 추진하기로 예정했던 현대상선 신조발주 프로젝트도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국적 원양선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신조발주 하기로 했다.

해양진흥공사는 현대상선이 발주하는 선박에 대한 자금 지원을 계획했다. 지난해 9월 현대상선이 발주한 VLCC 5척 건조계약과 비슷한 방식의 금융 및 신용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정리하면 해양진흥공사가 SPC를 설립하고 자금을 모집한 뒤, 현대상선이 발주한 배값을 대신 지불하는 구조다.

일반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선순위 대출(60%)과 정책금융기관과 해당 해운사가 참여하는 후순위펀드(40%)로 구조를 짜고, 선순위 대출에 대해선 해양진흥공사가 보증을 제공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발주의 주체인 현대상선의 자금력이 문제로 지적됐다. 현대상선은 장기간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자체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발주한 컨테이너선의 건조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해양진흥공사도 자체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보증 기능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해양진흥공사는 자체적으로 자본금 확충에 나선다. 다만 법정자본금인 5조원까지 자본금을 늘리기 위한 증자는 당분간 실시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공사채 발행을 통해 당장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양진흥공사에서 선사들에 대한 지원이 실제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증자보다는 공사채 발행을 통해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충하는 쪽은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해양진흥공사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지원 대상 및 범위 등 기존 금융과는 차별화된 투자·보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기존 외부 신용등급이 아닌 공사 내부 신용평가등급에 따라 지원함으로써 지원 대상을 중소선사까지 확대한다.

출범 초기에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제시된 선사의 선박 확충 지원(2020년까지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20척을 포함한 총 200척 이상의 선박 신조 발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국내기업이 국내 주요항만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등 금융 지원의 범위를 기존의 선박 위주에서 항만터미널 등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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