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지금]실적은 순항 예고, 유일한 경영 변수 '현금'②선가 상승기 수주물량 작업 본격화… 드릴십 매각으로 6000억 이상 현금확보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07-27 11:17:39
[편집자주]
국내 조선업계에서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의 라이벌리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조용하다. 그러나 눈앞의 수주와 실적은 순항하고 있으며 미래 친환경 선박시대도 착실히 준비하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하는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는 중이다. 더벨이 삼성중공업의 '정중동' 경영 현황을 면밀히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4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중 올해를 흑자로 시작한 유일한 조선사다. 당장 원가를 위협할 만한 요인이 없는 가운데 앞으로 높은 가격에 수주한 일감의 작업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실적이 연중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변수는 현금이다. 조선사는 자체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만큼 적정 수준의 현금을 항시 보유하고 있어야 하나 삼성중공업은 현금 보유량이 최근 몇 분기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재고 드릴십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의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 단가 높은 일감 많아지고, 원재료 가격은 낮아지고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23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311억원, 영업이익 423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5.4% 늘고 영업손실 2557억원에서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1분기 영업이익 196억원을 내며 조선3사 중 유일한 흑자 조선사가 됐다. 21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 560억원, 4분기 809억원으로 연중 영업이익을 늘려 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 실적 순항의 기반은 2021년부터 대폭 늘어난 수주잔고다. 글로벌 선박시장에 발주 훈풍이 불던 시점이다. 삼성중공업은 2020년 말 222억달러였던 수주잔고가 2021년 말 253억달러, 2022년 말 295억달러로 불어났다. 올해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전략을 펴는 가운데 상반기 말 기준 305억달러로 집계됐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7/25/20230725144946352.jpg)
수주의 양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질도 좋아졌다. 2020년 12월 125포인트에 그쳤던 신조선가지수(NPI)는 2021년 12월 154.18포인트를 기록한 뒤 2022년 12월에는 161.81까지 높아졌다. 삼성중공업은 선가 상승기에 집중적으로 수주잔고를 불렸으며 이제 단가가 높은 일감의 작업물량이 늘어나는 시점에 들어선 것이다.
일감의 단가가 높아진 반면 주요 원재료 가격은 안정세다. 삼성중공업의 선박용 후판과 형강의 구매가격은 1분기 기준으로 각각 톤당 117만7000원, 108만9000원이었다. 본격적으로 수주잔고 불리기가 시작됐던 2021년의 후판 120만9000원과 형강 115만9000원 대비 소폭 낮아졌다.
심지어 2021년은 철강 원재료인 철광석이 톤당 최대 200달러를 웃돌기도 했으나 올해는 100~120달러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삼성중공업이 선박용 후판을 톤당 68만5000원, 형강을 66만2000원에 구매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삼성중공업의 원재료 투입비용은 향후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 급감한 현금이 변수, 드릴십 매각으로 보충 기대
조선사에게 작업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현금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에서 이 부분을 염려하는 시선도 일부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287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8.8% 급감했다. 이 기간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총현금여력 기준으로도 1조324억원에서 6615억원으로 35.9%가 감소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하나 부채 부담이 가볍지 않다.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96.3%에서 지난해 말 305.7%까지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293.8%로 소폭 낮아지기는 했으나 앞으로 영업에서 만들어낼 현금을 채무 상환에도 상당 부분 투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7/25/20230725145031876.jpg)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매각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월 사모펀드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조성한 1조700억 규모 사모합자기구에 재고 드릴십 4기를 1조400억원에 매각했다. 다만 이 합자기구의 설립에 삼성중공업도 5900억원을 출자했던 만큼 당시 삼성중공업이 확보한 순수 유동성은 4500억원이었다.
합자기구의 드릴십 매각은 앞서 4월의 3기째의 매각 계약이 확정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자기구의 매각 수익은 9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삼성중공업의 출자비율은 55.1%다. 4기를 모두 매각하면 삼성중공업이 수취할 수익금이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합자기구 조성에 후순위 투자자로 출자했던 만큼 4기가 모두 매각돼야 수익금을 분배받을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4기째의 매각도 성사될 것으로 본다. 국제유가가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70~80달러선을 오가며 해양유전 개발사업의 심리적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50~60달러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적으로 드릴십의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글로벌 에너지시장 조사기관 웨스트우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세계 드릴십 가동률은 84%다. 상업용으로 활동 중인 드릴십만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실질 가동률은 97%에 이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지분 매각 끝 TCC스틸, 승계작업 본격화하나
- [i-point]폴라리스AI파마, 도메인 특화 AI ‘제약 ASK-Doc’ 개발 '박차'
- [IR Briefing]'전기차 전력변환 부품사' 모티브링크 “현대차와 인도 진출"
- [i-point]휴림로봇, 자율이동로봇 시장 확대 본격화
- [컨콜 Q&A 리뷰]'관세 태풍' 앞에 선 포스코, 일단은 '침착 모드' 유지
- [IR Briefing]LG화학, 'CAPEX' 또 줄인다...양극재 캐파 조정
- 'KDDX' 다시 고개드는 분할건조 "불가능" vs "선례 있어"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영풍-MBK, 순환출자 해소보다 법적대응 먼저 나선 배경은
- [Earning & Consensus]'최대 실적' 한국타이어, '영업익 32% 급증' 배경은
- 최태원 회장-올트먼 CEO 3차 회동…AI동맹 급물살타나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anction Radar]'사기 연루' 의혹 미래에셋금융, 제재 여부·범위에 이목 집중
- 메리츠화재, 지급여력 대폭 개선 비결 '예실차 관리'
- 예보, SGI서울보증 IPO 칼 갈았다
- [2025 금융 Forum]"K-ICS 실효성 지속 개선, 리스크 관리감독 강화하겠다"
- [보험사 생크션 리스크]한화생명, 기관제재 가장 많아...잇단 감시강화 빛 볼까
- [보험사 생크션 리스크]교보생명, 줄어드는 제재...판매정책·감시강화 성과
- [Policy Radar]방카슈랑스 25% 문턱 낮아진다...업계 반응 '제각각'
- [보험사 생크션 리스크]삼성생명, 급격히 불어난 기관 제재...감시기능 강화 나서
- 한화손보 후순위채 발행, 2025년 보험사 자본확충 시작
- [보험사 생크션 리스크]최다 제재 업권 불명예...당국 내부통제 '조이기'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