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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비플라이소프트, 임경환 대표 오너십 '굳건'②2006년 '아이서퍼' 출시 후 사업 확장 일로, 슈퍼개미 '장기 동행'

정유현 기자공개 2023-12-28 13:42:24

[편집자주]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행렬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거래소가 신속 이전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길을 터주고 있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모으기가 만만치 않다. 한해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수는 한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더벨이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사업전략을 비롯해 상장 이후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비플라이소프트는 창업자인 임경환 대표이사가 공고한 오너십과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스물세 살의 나이에 강원도 춘천에서 창업을 시작해 연간 15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는 코스닥 상장사 오너의 지위를 얻기 위해 30년 가까이 도전을 쉬지 않았다.

주력 제품인 '아이서퍼'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의 족적을 돌아보면 국내 첫 종합건설관리 소프트웨어와 주·정차관리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발하며 한때 '강원도의 빌게이츠'로 불리기도 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라'는 창업 마인드를 뿌리 삼아 모두가 말리던 미디어 사업에 승부를 띄웠고 이는 통했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토대로 생성형 AI 구축에 중요한 뉴스 데이터 공급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준비하며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창업 후 건설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 석권, 2006년 미디어 사업 전개

9월 말 기준 비플라이소프트의 최대주주는 33.77%(1062만445주)의 지분을 보유한 임경환 대표이사다. 등기임원인 고민균 부사장이 0.07%(2만300주)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33.84%로 집계된다. 코스닥 이전 상장 전에는 40% 가까운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공모 과정에서 희석되면서 현 수준으로 내려왔다.


비플라이소프트가 IT 전문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임 대표의 전공 분야는 아니었다. 1988년 관동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해 작곡을 전공하던 그는 불의의 사고를 겪으며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컴퓨터 관련 회사에 취업해 근무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1992년 23세의 나이로 강원도 춘천에 회사를 설립한 후 건설회사와 공사판을 다니며 PC를 수리하며 새로운 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건설업체들이 입찰 정보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것을 파악한 임 대표는 입찰 정보사이트를 만들었고 유료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성공을 마중물 삼아 1998년 비플라이소프트를 법인으로 전환했다. 입찰 정보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정보 수집 방식을 고민하다가 지능형 검색 에이전트도 개발했다. 2002년 이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미디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경영인'이 되기 위해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개발은 개발자가, 조직 관리는 전문 경영인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임 대표는 2002년 한양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 회사 운영과 공부를 병행했다. 경영에 대한 확신이 생긴 시기인 2006년 본격적으로 미디어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기존 솔루션 사업으로는 회사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디어 사업 진출을 반대했지만 설득을 통해 직원들과 의기투합했다. 이때 개발한 것이 뉴스 스크랩 서비스인 아이서퍼다. 신문 지면과 온라인 뉴스를 실시간으로 분류해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주요 신문과 잡지 등 100여 종을 앱을 통해 볼 수 있는 서비스인 '파오인'을 통해 미디어 사업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아이서퍼의 주력 영업 대상인 언론사와 국회, 정부부처 등이 밀집한 서울시로 이전하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서울 입성 후 아이서퍼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 궤도에 오르자 2016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며 새로운 도전을 꿈꿨다.

코넥스 상장 후 재무적으로 어려운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총 6년 동안 세 차례 순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변동성이 컸다. 사업을 통해 실적을 쌓아가는 정공법을 선택했던 임 대표는 또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당장은 비용이 들지만 아이서퍼만큼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하는 새로운 주력 제품을 만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2019년 하반기 AI 전문 업체 위고를 인수했다. 이후 '로제우스'를 통해 B2C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22년 코스닥으로 둥지를 옮겼다.

올해까지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내실 경영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추가 도약을 위한 움직임을 개시할 전망이다. 저작권 유통 대행사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성형 AI를 위한 데이터 공급업체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경환 대표 지분율 33.77% 안정적…2·3대 주주 호흡

2016년 코넥스에 상장한 후 비플라이소프트 주주 목록에도 변화가 있었다. 2018년 슈퍼 개미로 알려진 한세희씨가 38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이보다 앞선 2016년 3대주주인 휴온스글로벌은 10억원을 투자하며 재무적 투자자(FI) 관계를 맺었다. 한세희씨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로,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이전 상장 당시 2·3대 주주가 주식 일부에 대해 보호예수를 걸며 공모 당시 유통가능 주식수가 많아 제기된 '오버행' 우려를 불식하려는 움직임에 동참했다.

시간차를 두고 보유 지분 락업이 해제되면서 FI들도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7월 IPO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인 14만주를 처분했다. 비플라이소프트가 1대4 비율의 무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신주 수령 후 장내매도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특별관계자인 '휴노랩'을 비롯해 윤성태씨, 김경아씨도 보유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

올해 세 번의 장매 매도를 실시했다. 총 58만주를 매각해 약 8억원을 회수했다. 11월 14일 기준 휴온스글로벌의 보유 주식 수는 111만7428주(3.55%)로 줄며 공시 의무가 해제됐다. 한세희씨는 공시 상으로는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 9월 말 기준 230만580주(7.32%)를 지닌 5% 이상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모 당시 임경환 대표는 10만주의 구주 매출에 나서려고 했지만 공모 흥행을 위해 계획을 수정했다. 보호예수 해제 후의 상황을 기약하게 됐다. 임 대표가 보유 주식을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은 2025년 6월 20일 이후다. 임 대표는 주가 변동성이 클 때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6월 두 차례 매수를 통해 9만6000주를 취득했다.

비플라이소프트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 매각 관련 행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전략적 투자자(FI) 관계가 아니고 단순 투자 목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는 큰 영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임경환 대표의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큰 분이고 최근 장내매수 건도 책임경영 실천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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