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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화'의 아침

신상윤 건설부동산부 차장공개 2024-02-08 07:49:1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07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이사도 많고 회장과 부회장도 많지만 다른 회사와 달리 아직까지 큰 다툼 한번 없는 것이 '도화'의 기업문화입니다."

최근 만난 도화엔지니어링 IR 담당자는 7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경영권 잡음이 없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런 질문을 했던 배경엔 도화엔지니어링의 독특한 경영 및 지배구조가 있다.

지난해 말 곽영필 회장은 아들인 곽준상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해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곽 부회장은 경영 수업도 오래된 데다 명실상부 차기 오너십의 행사자인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갑진년 청룡의 해를 앞두고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가업 승계의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를 밟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도화엔지니어링 주주명부를 보면 17.1%로 최대주주인 곽 부회장의 지배구조는 다소 어색하다. 부친인 곽 회장이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동료이자 도화엔지니어링 주요 경영진들이 각자 10%를 전후한 지분을 보유하면서 특수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영윤 대표이사 회장은 10.54%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유재소 전 회장도 8.02%로 적지 않다. 그 외에도 박승우 대표이사 회장과 손영일 대표이사 사장, 김덕구 대표이사 사장 등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관계가 끊어질 경우 최대주주란 이름도 허울뿐이다.

의사결정 구조도 다소 독특하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전체 7명의 사내이사 중 대표이사만 4명이다. 다수의 각자 대표이사 경영을 수십년간 고수한 도화엔지니어링은 이를 두고 선대부터 이어진 기업문화와 함께 산업의 특수성이 결합된 경영 문화라고 설명한다.

국내 토목 산업 태동기에 설립된 도화엔지니어링은 곽 회장이 창업주의 지분을 인수한 뒤 상하수도와 수자원개발, 도시계획 및 조경, 철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분야별 전문 기술 인력들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곽 회장이 도화엔지니어링 지분을 직원들과 나누면서도 인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한 까닭이다.

이 같은 전략은 더불어 살되 나눔은 같이한다는 '도화(都和)'라는 사명의 정체성을 구축하면서 다수의 대표이사가 경영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안착시켰다. 이런 문화가 안착하면서 지배구조 갈등도 크게 빚어지지 않았다. 70년 가까운 역사를 만든 도화엔지니어링이 경영권 갈등과 같은 이슈에서 먼 이유기도 하다.

안정된 경영 환경은 사업 성과로 도출되고 있다. 2015년 2000억원대였던 매출액이 지난해 577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26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폐기물처리 등 신규 사업도 발굴하는 중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외형 성장의 힘을 빌려 시장을 해외로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신공항과 거점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수주한 일이 대표적이다. 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 사업도 주요 글로벌 프로젝트다. 해외에서도 도화엔지니어링을 찾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 도약하는 시기에 2세 중심의 지배구조를 맞아 이목을 끌고 있다. 단일 최대주주에 오른 곽 부회장으로선 30년 가까이 어른이자 선배인 김영윤 회장 등을 비롯해 새롭게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아우르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더불어 살되 나눔을 같이한다는 도화인(都和人)으로 성장한 곽 부회장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현될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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