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공동경영 균열 단초 된 '이그니오 인수 미스터리''매출 637억→29억' 괴리 불구 5800억 딜 성사, 부실 실사 논란 재점화
이영호 기자공개 2024-09-19 10:16:0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0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이를 계기로 2022년 고려아연이 인수한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당초 보고와 달리 실적이 95% 급감했음에도 수천억원 규모의 대형 바이아웃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 딜은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공동경영에 균열을 초래한 단초로도 지목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2년 7월 종속회사인 페달포인트홀딩스(Pedalpoint Holdings, LLC)를 통해 미국 전자폐기물 처리업체인 이그니오홀딩스 지분 73%를 4324억원에 취득했다. 고려아연이 페달포인트홀딩스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인수자금을 제공한 뒤, 페달포인트홀딩스가 이그니오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 구조였다.
고려아연은 2022년 7월 이그니오홀딩스의 2021년 말 기준 매출액이 637억원, 당기순이익은 3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이그니오홀딩스가 2022년 7월 말 감사 종료를 앞두고 있어 해당 실적은 감사 전 수치였다.
4개월 뒤인 2022년 11월 고려아연은 이그니오홀딩스 잔여지분을 매입했다. 1495억원을 추가 투입하면서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홀딩스 지분 100%를 약 5800억원에 사들인 셈이다.
문제는 지분 100% 인수 과정에서 공개된 이그니오홀딩스의 감사 이후 실적이었다. 고려아연 공시에 따르면 이그니오홀딩스 2021년 매출은 29억원, 당기순손실 48억원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실적과는 괴리가 큰 수치였다. 7월 말 감사가 종료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은 1차 지분매입 후 실적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타깃기업 매출액이 95% 하락하고 당기순이익이 당기순손실로 전환될 정도의 괴리라면 인수를 강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단순 집계 오류가 아닌 밸류에이션 책정을 다시 해야 할 만큼 격차가 크다. 인수 과정에서 부실 실사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고려아연은 내부적으로 타깃기업의 향후 5년 실적 전망치를 고려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9~10배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이그니오홀딩스의 예상 상각전영업이익은 최소 500억원이었던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 예상은 빗나갔다. 2023년 말 기준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한 페달포인트홀딩스 매출은 809억원, 당기순손실 530억원을 기록 중이다. 결과적으로 29억원 매출에 당기순손실이 나는 회사를 거액에 매입한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건을 고려아연 공동경영에 균열이 생긴 계기로 지목한다. 70년을 넘게 이어왔던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의 공동경영는 3세 경영을 기점으로 갈라질 조짐을 보였다. 현재 고려아연 사령탑인 최윤범 회장은 2022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 중이다.
당시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두고도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2022년 3월과 7월 페달포인트홀딩스 출자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인수 추진을 보고 받으면서 추가로 설명자료를 요구하는 등 쉽사리 납득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실적이 확인되자 인수에 이견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금번 경영권 분쟁에서도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는 고려아연 최고 경영진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도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 고려아연 경영진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의혹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실사 부실 논란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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