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커머셜, 얼터너티브 출자 그룹 내 존재감 더 커지나 현대커머셜, 운용사 실질적 주도권 가질 가능성…정태영 체제 영향력 확대 시도
김보겸 기자공개 2025-01-10 10:57:1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가 현대차그룹의 신설 자산운용사인 현대얼터너티브 지분 출자에 나섰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를 설립하며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법적 최대주주로서 위치를 점한 건 현대카드다. 현대얼터너티브의 지분 구조는 현대카드가 51%, 현대커머셜이 49%를 보유하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대체투자에 대한 전문성과 현대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 온 현대커머셜의 행보를 감안할 때 실제 운용 주도권은 현대커머셜이 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카드 51%, 현대커머셜 49% 지분 출자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는 지난달 26일 각각 14억7000만원, 15억3000만원을 출자해 현대얼터너티브 지분 49%, 51%를 취득했다. 양사의 이사회 결의는 지난해 5월 이뤄졌다. 지난달 24일 금융위원회가 주식취득을 승인한 이후 이번 설립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출자는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경영 체제가 독립 노선을 강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21년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의 경영이 분리된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경영 독립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번 운용사 설립 역시 그룹 내 금융 계열사로서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행보로 읽힌다.
대체투자에 강점을 가진 현대커머셜이 현대얼터너티브 운영의 키를 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얼터너티브 측은 포트폴리오 운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사명으로 미루어 보아 추측해볼 수 있다.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대체투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커머셜은 2007년 현대캐피탈의 산업재 부문이 독립해 출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용차와 건설기계 등 산업금융 부문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기업·투자금융 비중은 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산업금융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6%였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는 46.8%까지 하락했다. 반면 2022년 43%이던 기업금융 자산비중은 작년 3분기 50%로 늘었다.
지분구조 상으로도 현대커머셜이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지배구조는 '정태영·정명이 부부→현대커머셜→현대카드'로 이어진다. 현대커머셜은 경영분리 이후 현대카드 지분을 늘리면서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 지분 34.6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36.96%)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대만 푸본금융그룹(19.98%)의 우호 지분까지 확보하며 정태영 체제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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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시너지 효과에는 회의적 시각도
다만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가 현대얼터너티브 설립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체투자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체투자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의 자금조달 구조가 주로 단기 자금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등 장기적인 대체투자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현대얼터너티브 설립이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적 시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가 현대얼터너티브 설립에 30억원가량을 출자했는데 이는 소규모 자산운용사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라며 "운용사 설립을 통해 보험사나 연기금과 협력할 수 있는 대체투자 역량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자산운용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출자금만으로도 설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롯된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단기 자금 중심의 조달 구조를 가진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가 출자자로 나선 현대얼터너티브가 대체투자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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