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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섹터 폐기물 투자]제2수도권 매립지·규제 강화 등 호재…성장 기대감⑤단가인상 지속 전망…대형화로 엑시트도 청신호

최익환 기자공개 2020-08-26 08:10:38

[편집자주]

폐기물처리업체들에 대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와 전략적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과거 중소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딜이 간간히 보였지만 최근들어 대형 블라인드펀드와 중견기업까지 가세,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더벨은 최근 핫섹터로 떠오르고 있는 폐기물산업의 특징과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 벨류업과 엑시트 전략 등을 총 다섯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4일 0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관리 업계는 국내 폐기물처리업이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해 처리업체의 신규 진입은 제한되는 수급 불균형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 폐기물 매립가격을 조절하는 역할을 가진 공공매립지의 반입가격도 차츰 인상되는 추세다.

여기에 2025년 매립종료를 앞둔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부지 선정이 지연될 경우엔 국내 민간 폐기물처리시장이 공공영역의 생활폐기물을 흡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업계에서 나온다. O&M 등으로 공공과 민간영역의 칸막이가 서서히 사라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의 폐기물관련법 개정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플레이어들의 가치는 더욱 뛸 전망이다.

이에 기존 폐기물처리업체를 보유해온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투자회수 역시 수월해 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지나치게 밸류에이션이 오를 경우엔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어 다소간의 체급관리는 여전한 숙제라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공공·민간 영역 구분 퇴색…단가도 지속적으로 올라

업계는 국내 폐기물처리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의 구분을 꼽는다. 폐기물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생활폐기물의 경우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광역소각장이나 수도권매립지 등에서 처리되는 반면 △사업장폐기물 △건설폐기물 △지정폐기물 등은 대부분 민간에서 처리된다. 미국의 Waste Management(WM) 등 글로벌 환경기업들이 생활폐기물 영역에 진출해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특징이다. 물론 생활폐기물의 경우에도 수집과 운반에 민간업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사업의 주체는 여전히 지방자치단체다.
미국 WM의 홍보자료. WM은 미국 수위권의 폐기물처리업체로 생활폐기물 처리업도 영위한다.(자료=WM)


애초 공공과 민간의 폐기물처리업 영위는 그 목적이 다르다. 생활폐기물의 배출억제와 안정적인 처리가 목표인 공공과 달리, 민간의 경우 △단가상승·비용절감 △가동률 유지 △용량증대 등을 통한 수익성 실현이 우선적인 목표다. 정부가 생활폐기물 처리의 민영화를 하지 않는 이유 역시 무분별한 소각·매립을 우려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의 대규모 민간위탁으로 이러한 구분은 점차 모호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E&F PE에 매각된 코오롱환경에너지 등은 물론 TSK코퍼레이션과 이도 등이 O&M 사업에 뛰어들어 지자체 폐기물 처리시설의 위탁운영에 나섰다. 이들 업체들이 O&M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폐기물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민간영역의 공공영역 진출이 보다 활발해지고, 장기적으로는 산업폐기물 중심의 시장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신규 인허가 제한 등의 이유로 지난해 톤당 200원이었던 소각단가와 킬로그램(Kg)당 130원이었던 매립단가는 점차 상승해 2024년엔 각각 톤당 300원과 Kg당 300원 가량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활폐기물 처분 제2수도권 매립지 선정 난항…민간개방 변수

폐기물업계는 수도권매립지의 매립이 종료되는 오는 2025년이 산업 전체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해 1992년부터 운영돼 온 수도권매립지는 당초 2016년 매립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025년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그동안 매립지로 인한 피해를 호소해온 인천광역시는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3-1 매립장으로 끝내기로 하고 해당 부지 인근에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매립 종료 시한을 불과 5년여 앞둔 상황에서 대체부지 선정은 커녕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대체부지 선정에 나섰지만 해당 부지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할 것이라는 내용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당사자인 인천광역시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제4매립장의 사용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매립지 부지선정과 공사에는 최소 8년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2025년 이후 생활폐기물 처분능력 상실로 인한 대규모 쓰레기 대란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현황(출처=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업계는 그동안 공공시장으로 묶여있던 생활폐기물 처리 및 처분업이 민간에 개방될 가능성을 유심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수도권매립지의 폐기물반입 및 처분이 중단될 경우엔 민간의 처분용량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보수적인 매립을 위해 중간처리인 소각에 대한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처리하지 못한 물량에 대해 제한적으로 처분을 시행하는 민간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생활폐기물 처리시장은 국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건설폐기물이나 지정폐기물 등에 비해 적지만, 민간의 폐기물처리업이 가져갈 수 있는 향후 유일한 성장 모멘텀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민간 폐기물 처리용량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제한됐던 신규 인허가와 증설 등이 기존 대형사에게 제한적으로 허용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PEF 업계 관계자는 “국내 폐기물처리업체들이 폐수와 폐유, O&M과 EPC 등 다양한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것은 향후 민간에게 생활폐기물 시장이 개방될 경우 지자체와의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 선정 여부가 업계의 판도를 가를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 규제 강화 움직임…대형사들은 엑시트 청신호

정부와 여당이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역시 기존 플레이어들의 가치를 더욱 뛰게 만들고 있다. 여당이 21대 국회의원총선거 공약으로 환경영향평가제도 강화를 내놓은 만큼, 안그래도 어려운 폐기물 처리시설의 신설과 증설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신설과 증설을 위해 처리용량 100%를 기준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 다만 처리시설은 용량의 130%까지 별도의 신고나 허가 없이 운영할 수 있다. 이에 20대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폐기물처리시설 용량의 130%를 기준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는 요지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도 정부와 여당의 폐기물처리시설 환경규제 강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기존 대형사들에게 수혜를 가져다 줄 공산이 높다. 증설이 제한되는 만큼 기존 폐기물 처리단가의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이는 자연스레 처리·처분용량이 큰 곳에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IMM인베스트먼트의 EMK와 KKR이 최근에 인수한 ESG, 그리고 M&A 시장에 등장했던 코엔텍과 EMC홀딩스 등이 규제강화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혜권에서 벗어난 영세업체들의 경우 대형사로의 편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 강화를 통해 확실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춘 대형사의 성장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따라서 PEF 운용사는 물론 SI들이 운영하는 폐기물처리업체의 대형화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대형화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수익성을 잡은 매물들에게는 엑시트의 기회가 여전히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폐기물처리업에 신규로 진출하려는 SI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대형사들이 영세업체를 인수하고, 다시 대형사가 매물로 등장하는 식의 M&A 거래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업계의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폐기물처리업계 관계자는 “소형업체들을 하나의 기업으로 묶어 인수하려는 신생 PEF 운용사들의 시도 역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강화가 시작되면 대형사 이외엔 생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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