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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플랜트본부 힘싣기…매출원 확대 기대감 호주·UAE 등 지사 설립, 싱가포르 자회사 카본코 투자 확대

전기룡 기자공개 2024-03-20 07:20:31

[편집자주]

이사회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이다. 경영전략은 물론 재무, 인사 등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한 의안들을 다룬다. 각사의 이사회가 한 해 동안 다룬 주요 의안들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어디인지, 또 당장 어디에 경영 방향을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1년간 어떤 의안을 상정했으며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 이사회는 주력 매출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플랜트사업본부'에 초점을 맞췄다. 이례적으로 플랜트사업본부에 한해서만 중장기 사업 전략을 두 차례 보고받았다. 전년도 주택사업본부의 포트폴리오 확대 방안을 고심하고 토목사업본부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들여다봤던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산하 소위원회인 재무위원회도 힘을 보탰다. 플랜트사업본부가 주도하고 있는 싱가포르 계열사 '카본코(CARBONCO Pte. Ltd.)'에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올해에는 추가로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카본코의 성장이 본궤도에 오를 시 플랜트사업본부의 매출원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기 사업전략 보고만 두 건, 실적 증가폭 뚜렷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L이앤씨 이사회는 지난해 13번 개최돼 45개의 의안을 다뤘다. 추가적으로 16개의 보고건이 등재됐다. 당시 이사회에는 사내이사로 마창민 대표와 남용 고문이 이름을 올렸다. 남 고문이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윤현식 경영관리실장이 이사회 멤버로 신규 합류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플랜트사업본부 중장기 사업전략'에 대한 보고가 두 차례 올라왔다는 점이다. 전년도에는 튀르키예와 같은 해외 사업장의 현황 보고가 주를 이뤘다. 주택사업본부와 토목사업본부의 전략 방향성도 보고됐다. 지난해부터 달라진 플랜트사업본부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플랜트사업본부의 최근 실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플랜트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619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9257억원) 대비 74.9%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2199억원을 기록해 주택사업본부(2006억원)와 토목사업본부(878억원)를 제치고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주요 사업장으로는 '샤힌 프로젝트(S-OIL SHAHEEN TC2C)'를 꼽을 수 있다. 에쓰-오일(S-OIL)이 발주한 공사로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DL이앤씨 지분 25.97%에 할당된 매출 규모만 1조4173억원이다. 현재는 착공에 들어가 플랜트사업본부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DL이앤씨도 플랜트사업본부가 본궤도에 올라오자 향후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현지 지사를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플랜트사업본부 외에 토목사업본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지만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당기순손실 110억에도 미래일감 풍부, MOU 체결 다수

이사회 산하 재무위원회도 플랜트사업본부의 힘을 실어줄 만한 의안을 의결했다. 재무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재무 결정사항을 논의하는 조직이다. 마 대표와 함께 사외이사인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김일윤 PIA 대표가 참여해왔다. 박 교수와 김 대표 모두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재무위원회도 주주총회 이후 새롭게 꾸려진다.

플랜트사업본부와 관련된 의안으로는 '해외자회사(CARBONCO) Credit Line 개설 관련 신용공여 승인의 건'이 있다. 카본코는 지난해 8월 설립된 싱가포르 소재의 자회사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에 특화돼 있다. 탄소자원화 사업과 관련해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을 추진할 때 주로 활용된다.

카본코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10억원을 기록해 본궤도에 오르지는 못한 상태였다. 다만 미래일감은 풍부하다. 지난해 '제주 그린 메탄올 생산 비즈니스'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공유했다.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도 포집기술을 활용해 저장시설 혹은 담수처리시설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의안도 카본코의 기수주 프로젝트들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 카본코가 DL이앤씨의 보증 하에 향후 5년간 4000만달러(약 520억원)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아직 어떤 프로젝트에 자금이 투입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체결한 MOU 사업장들이 유력해보인다.

올해에도 카본코에 대한 투자를 늘려간다. 지난달 재무위원회 주재로 열린 자리에서 'CARBONCO 유상증자 참여 승인의 건'이 가결된 게 DL이앤씨의 현 기조를 방증한다. 출자 규모는 150억원으로 알려졌다. 카본코의 성장 궤도에 따라 플랜트사업본부는 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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