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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신수익원' 부동산PEF 뛰어드는 증권사들LP 넘어 GP 도전…NH가 선두, 메리츠·한국·현대차도 타진 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4-04-02 14:57:4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3: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업계가 자산운용사들의 고유 영역으로 치부됐던 기관 부동산 사모펀드(PEF) 운용사(GP)로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로 기관전용 부동산PEF를 선보인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비슷한 펀드를 준비 중이다.

기존에는 증권사들이 펀드의 LP 역할 정도를 하는데 그쳤지만, 이젠 GP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한 추가 수수료 수익을 누릴 수 있어 신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모건스탠리,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IB들은 대체투자 분야에서 30~40년 전부터 스핀오프 등을 통해 부동산 펀드를 직접 설정하고 운용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온 터라 국내 증권사들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가 GP로 참여, 리스크도 부담…'운용사와 차별화 포인트'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국내 하우스들이 부동산 PEF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NH투자증권을 선두로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뒤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NH증권은 올초 기관전용 부동산PEF인 'NHARA 1호'를 론칭하고 인가받았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최초의 행보다. 총 20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 모집을 마치고 운용을 시작했다. 농협상호금융, 농협은행 등 계열사가 1200억원 이상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부동산 개발사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NH증권의 부동산PEF가 주목을 받는 건 업계 내에서 선구적인 행보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난 2021년 4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PE들도 부동산자산운용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도 업계에서 부동산PEF는 운용사와 캐피탈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는데, 이번에 NH증권이 그 틀을 깬 셈이다.

기존 자산운용사들과의 차별성도 뚜렷하다. NH증권이 GP역할과 무한책임사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전 운용사들의 부동산PEF들과 달리, 증권사가 직접 높은 출자 비율로 책임운용을 한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운용사들과 달리 자기자본 투자(PI)가 가능하다는 강점도 있다. LP들에게 믿을 만한 동반자로서 각인될 수 있는 것이다.

NH증권도 이번 NHARA 1호 출자지분의 30% 이상을 참여해 리스크를 부담했다. 싱가포르 ARA운용사와 공동설립으로 모럴헤저드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내고 있다. 현재 3~4개 투자자산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 상태다.

◇GP의 수수료 수익 노린다, 글로벌IB 벤치마킹

NH증권이 새롭게 개척하는 부동산PEF 분야는 기존의 브로커리지, 금융주선, 셀다운 등의 단기 비즈니스에서 중장기형 모델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노력의 첫 단계다.

내부적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연속성을 가져가기 위해 IB2사업부 산하에 '부동산PE본부'를 신설해 박창섭 상무를 본부장으로 배치했다. 'NHARA 1호' 운용을 전담할 뿐 아니라 투자 대상 선정부터 조달, 운용, 지분 매각 전 과정을 관할한다.

증권사들의 부동산PEF 조성 움직임은 활발해질 전망이다. 운용업계가 독점했던 GP로서 수수료 수익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IB들의 경우 30~40년 전부터 직접투자 보다는 GP로서 부동산 펀드를 직접 설정하고 운용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 뿐 아니라 현대차증권 등도 부동산 전문 PEF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NH증권과 달리 론(대출) 전용으로 준비 중이다. NH증권의 'NHARA 1호'의 경우 기관들이 에쿼티(지분투자)와 론(대출) 형태로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메리츠증권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기관 자금 모집에 한창이다. 메리츠화재 등 메리츠금융그룹의 출자력을 바탕으로 목표액은 약 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PEF 비즈니스는 용용사들이 독점해온 영역인 만큼 운용업계의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며 "국내외 부동산PF 침체 속에 운용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틈을 파고들어 새로운 수익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플레이어 진입으로 시장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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