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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반도체 IPO 강자' 삼성증권, 엠디바이스 상장 시동연초부터 리벨리온·세미파이브 등 빅딜 쟁취, '탄탄한 트랙레코드' 경쟁력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04 07:10:3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인 엠디바이스의 기업공개(IPO)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 반도체 업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를 활용해 상장에 나서 주목된다.

삼성증권 주식자본시장(ECM) 파트는 이기덕 캐피탈마켓본부장의 진두 지휘하에 반도체·테크기업 IPO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연초부터 반도체 섹터 빅딜 주관경쟁에서 연달아 승기를 쥐면서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쌓아나가고 있다.

◇테슬라 요건으로 예심청구…SSD 수요 증가 판단

IB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스토리지 전문기업 엠디바이스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주목할 건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에 나선다는 점이다. 연내 실적 턴어라운드가 유력한 만큼 이익 미실현 특례 전형을 활용키로 했다. 삼성증권은 IPO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환매청구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엠디바이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도체 스토리지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끌어왔다. 초소형 고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17년에는 컨트롤러, 낸드플래시, D램 등을 하나의 칩 속에 넣은 'BGA SSD'를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중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2021년 말부터는 반도체 스토리지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SSD 중심의 저장장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시켰다. 2022년부터 2023년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면서 상반기까지 실적도 부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반등과 함께 기업용 SSD 판매 증가로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46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회복세에 힘입어 엠디바이스는 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사양 SSD 양산과 중국 및 유럽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에 주력해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내년 양산체제 구축, 제품 테스트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빅딜 꿰찬 삼성증권 ECM, 탄탄한 트랙레코드로 실력인증

삼성증권은 반도체 섹터 IPO 주관 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올초부터 하반기 내내 세미파이브, 포인투테크놀로지, 리벨리온 등 반도체 기업들의 IPO 파트너 지위를 따내면서 트랙레코드를 추가로 쌓았다.

꿰찬 딜 대부분이 '조 단위' 였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반도체 팹리스 회사 포인투테크놀로지의 상장 기업가치는 조단위가 언급된다.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인 세미파이브는 파운드리 생태계 내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기업이기도 하다. 작년 3월 시리즈B 투자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으로, IB업계에선 상장시 몸값이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벨리온 역시 증권업계 핫딜로 꼽힌다. 주관사들은 사피온과의 합병을 고려해 리벨리온에 4조원이 넘는 몸값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가 AI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업계 내 선두주자로서 기대를 모았다.

이처럼 삼성증권이 반도체 섹터 주관경쟁에서 승기를 쥘 수 있었던 배경으론 실력있는 IB들이 포진했다는 평가에서다. 반도체 섹터 전망이나 핵심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기덕 캐피탈마켓본부장 체제 하에 반도체 섹터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계사 출신으로 재무제표 분석능력도 탁월할 뿐 아니라 테크기업별 맞춤형 솔루션이 IPO 준비 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추후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삼성증권은 작년 말 IPO그룹을 기존 3개에서 4개로 확대개편했다. 커버리지를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 7월에는 IB1부문장에 이충훈 IB2부문장(부사장)을 임명했다. IB와 벤처지원 등 전통 IB 업무를 시작으로 금융공학, 리스크관리, 부동산 금융 등 IB 관련 분야를 폭넓게 경험한 인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후광 효과'도 한 몫 한다. 삼성증권은 과거 LG, SK그룹 딜 주관사 선정때마다 배제되던 하우스다.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인식 때문에 여타 경쟁관계에 놓인 대기업 그룹 딜 커버리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엔 삼성전자 계열사라는 꼬리표가 트랙레코드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회사이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후방산업에 있는 반도체 소부장 입장에선 삼성전자와의 관계형성 차원에서라도 삼성증권과 파트너를 맺는게 유리한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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