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일본시장 공략법]'색조 강호' 클리오, 위기의식 반영된 'M&A'⑤리오프닝 이후 실적 '주춤', 두원·키와미 인수→일본 법인 전환 '지배력 확장'
김혜중 기자공개 2024-05-21 07:21:55
[편집자주]
그간 화장품 업계에서 '해외 사업'은 곧 '중국'이었다. 한때 국내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할 정도였다. 다만 사드와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거치면서 그 위상은 현저히 낮아졌고 화장품 업체들은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더벨은 업체별 일본 시장 진출 과정을 톺아보고 향후 확장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클리오는 '페리페라'와 '클리오'라는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서 꾸준히 외형을 키워 왔다. 그러나 리오프닝 이후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물론 인디브랜드까지 앞다퉈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고, 경쟁 심화 속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이에 클리오는 일본 시장에서의 점유율 탈환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 초 중간 벤더 업체를 인수했고 현지 법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본사의 일본 시장 지배력을 넓혀갈 계획이다.
◇'색조 맛집' 클리오, '색조 격전지' 일본 시장 연착륙
클리오는 2013년 18~23세 메이크업 초년생을 타깃으로 설정한 색조 브랜드 '페리페라'를 통해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2019년 20~30대를 공략한 주력 브랜드 '클리오'까지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별도의 법인 없이 온라인 채널에 입점하고 현지 유통사를 거쳐 상품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색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으로 꼽히고, 클리오는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 왔다. 2023년 말 기준으로 클리오의 전체 매출액 중 색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클리오와 페리페라 두 색조 브랜드를 통해서만 전체 매출액의 4분의 3 가량을 창출하고 있다.
색조 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클리오를 론칭한 2019년부터 일본 매출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9년 일본 매출은 200억원대였고 2020년 353억원, 2021년 460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색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일본에서의 매출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2022년 리오프닝 이후 일본 시장에서의 실적이 주춤하기 시작한다. 2022년 일본 매출액은 380억원, 2023년은 350억원을 기록했다.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고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많아졌지만 오히려 외형이 축소했다. 리오프닝을 맞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을 비롯한 대형 화장품사를 비롯해 기타 인디브랜드도 앞다퉈 일본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된 영향이었다.
이에 클리오는 일본 시장에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수출 제품을 일본에 납품하던 벤더 사를 인수해 일본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을 펼치면서 일본 시장 내 인지도 확보를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반등 승부수 'M&A', 본사 지배력 '확장'
2024년 4월 클리오는 일본 화장품 판매업체 두원과 수입 대행업체 키와미를 83억원에 인수했다. 두원은 2013년 클리오가 일본에 진출하기 시작할 때부터 주요 제품을 일본 시장에 공급해 온 협력업체다. 드럭스토어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의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클리오는 일본 시장을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 진출하고 있다.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온라인이 45%, 오프라인이 55%다. 온라인 사업의 경우 클리오 본사가 직접 운영하며 큐텐, 라쿠텐, 아마존재팬 등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 제품을 공급한다. 오프라인 사업은 두원이 담당하는데, 주요 브랜드를 일본 전역 1만5000여 개 가량의 드럭스토어나 버라이어티숍 등에 입점시키고 있다.
클리오는 중요도가 높은 일본 오프라인 시장을 담당하는 두원을 인수해 본사의 시장 지배력을 확장시킬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 두원의 사명을 '클리오 재팬'으로 변경해 일본 시장을 총괄하는 현지 법인으로 만들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해외 채널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현지 총판업체와 계약을 맺는데, 중간에 벤더사가 있는 경우 제품의 교체 주기나 마케팅 등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두원 인수를 통해 현지 시장에서 본사의 지배력을 넓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클리오 관계자는 "두원 인수 및 일본법인 정식 설립을 통해 현지 적시 마케팅과 유통채널별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본사가 직접 사업을 컨트롤하고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시장 확장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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